아이디가 입력되지 않았습니다.
비밀번호가 입력되지 않았습니다.
63 |
[인문] 사람을 살린다는 것
엘렌 드 비세르 | 황소자리 | 2021-02-1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63 | ![]() |
[인문] 사람을 살린다는 것
엘렌 드 비세르 | 황소자리 | 2021-02-1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 늦은 밤, 한 여성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 남편 말에 따르면 아내는 자신의 아파트 8층에서 투신자살을 기도했다. 온몸이 망가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외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통증의학과, 치과 전문의에 이르기까지 병원 내 의료진이 총동원돼 수술과 치료에 매달렸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여성은 의식 없는 채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했다. 통증의학과 전공의 2년 차였던 톱 슬라펜델은 몇 번이나 혼자 물었다. 자신의 목숨을 버리려 한 여성은 저렇게 누워 있고, 우리는 또 여기서 그의 목숨을 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무슨 의료낭비란 말인가? 6개월 후 환자가 조금씩 호전 반응을 보였다. 마침내 목에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말할 수 있게 된 그녀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내뱉었다. “남편이 나를 발코니에서 밀었어요.” 이 일은 풋내기 의사였던 슬라펜델의 인생관과 직업관을 180도 바꿔놓았다. 그날 이후 그는 자기 앞에 실려 온 환자가 누구이든, 설령 그가 범죄자이든 자살 기도자이든 아픈 이를 살려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 믿기 때문이다. -23쪽 ‘성급한 결론 기막힌 오해’ 중에서
# 일요일 오후, 일반 가정의 테드 반 에센의 집으로 찾아온 젊은 여성이 다짜고짜 안락사를 요청했다.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법이 통과되기 한참 전의 일이다. 이 상황에 부담을 느낀 에센은 다음날 병원으로 와서 제대로 얘기하자며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다음날, 여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수요일 아침,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여성이 에센의 진료실 인근 건물에서 투신했다며, 영안실로 와서 신원을 확인해 달라고 경찰은 말했다. 작고 좁은 시신안치소로 가서 처참하게 뭉개진 여성의 시신을 확인하던 순간을 어떻게 잊을까? 에센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를 생각할 때마다 죄책감을 느낀다. 그 일요일 오후, 자신의 망설임을 거부 의사로 받아들인 그녀가 너무도 가슴 아픈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안락사에 대한 에센의 관점을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되었다. 적어도 똑같은 비극은 없어야 하기에. -171쪽 ‘출구가 모두 막힌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 환자 한 명이 매우 불안을 호소하며 잠을 자지 못한다고 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막 배치된 풋내기 의사 안네 스펙켄스는 왜 그리 불안해하냐고 환자에게 물었다. 40대 초반 남성 환자는 잠든 사이 자신이 죽을까 봐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잠이 들면 못 깨어날 것 같다고, 아내와 아이들을 다시는 못 보게 될까 봐 두려워 잠들 수 없다고. 스펙켄스는 충분히 자야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다독이며 그에게 안정제를 처방했다. 이튿날 아침 가보니 그의 침상이 비어 있었다. 간호사에게 묻자 짤막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 환자는 지난밤에 사망했어요.” 안정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주어진 임무를 다했지만 정작 본질적인 부분에서 환자를 실망시키고 만 스스로를 용납하기 힘들었다. 그 일 이후 한동안 방황하던 스펙켄스는 ‘마음 챙김’으로 진로를 바꾸어 그 분야 개척자가 되었다. -225쪽 ‘“이대로 영영 떠날까 봐,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중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함께 건너는 환자와 의료진,
아슬아슬한 그 길 위에서 피어난 아주 특별한 이야기!
의료진에게는 특수한 유형의 공감 능력이 요구된다. 환자에게 관심을 기울이되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심리적 장벽을 세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그들은 학생 시절부터 훈련받는다. 하지만 간혹 단단한 그 장벽을 뚫고 들어와 의료진의 마음과 정신에 결정적 흔적을 남기고, 끝내 인생관과 삶의 방향까지 돌려놓는 환자들이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은 희귀한 역작이다. 각 분야의 신출내기 전공의부터 간호사 응급구조사 요양보호사들까지, 스티브 잡스의 주치의로 유명한 종양외과 전문의 카스퍼 반 아이크부터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에 이르기까지, 80여 명 의료진이 털어놓은 ‘내 인생의 환자’에 얽힌 이야기는 때로 눈물겹고, 때로 섬뜩하고, 때로 먹먹한 울림을 전한다. 의료 현장에서 숱하게 만나고 헤어진 여러 환자 중 딱 한 명에 얽힌 기억, 그와 함께한 특별한 경험들을 생생하고 진솔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 책은 코로나 19로 인해 살얼음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남다른 감동과 위로를 선사한다.
환자는 의사에게 치료를 받지만,
그 의사를 진짜 의사로 키우는 건 환자들이다
2017년 2월의 어느 햇살 좋은 날, 시동생의 장례를 치르던 저널리스트 엘렌 드 비세르Ellen de Visser는 붐비는 장례식장에서 조문하던 한 종양학 전문의와 마주쳤다. 생전 시동생의 담당의였던 그 의사는 자신에게 많은 걸 가르쳐 준 환자이자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려 짬을 내 찾아왔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그 말이 네덜란드 일간지 〈Volkskrant〉의 과학담당 기자로 일하는 비세르의 호기심을 끌었다. 굳이 가르침을 주고받는다면, 환자가 의사에게 받는 게 일상적이지 않을까? 한데 그 반대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어쩌면 이 의사 말고도 어떤 특정 환자와 얽힌 사연을 간직한 또 다른 의사들이 있을지 모른다고. 그렇게 해서 자신의 삶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거나 귀중한 교훈을 던져준 한 명의 환자에 관한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별다른 기삿거리 없는 여름 시즌을 메워줄 ‘충전용 시리즈’로, 처음에는 단 6개의 칼럼을 받을 예정이었다. 더구나 기꺼이 글을 기고할 여섯 명의 의사를 찾는 작업도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막상 몇몇 의사와 접촉해보니 상황은 전혀 딴판으로 흘러갔다. 그녀와 만난 의사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놀랄 만한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단기 시리즈로 기획한 코너는 매주 실리는 고정 칼럼으로 발전했다. 칼럼의 회차가 쌓여가면서 필진의 범위도 확대돼 간호사와 심리학자, 법의학자와 긴급구조사 등 전방위 의료진으로 넓혀졌다.
독자들의 반응도 폭발했다. 실수와 회한, 보람과 두려움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의료진의 이야기에 감동했다는 편지와 전화, 이메일이 쌓였다. 한 시인은 어느 정신과 의사에게 시 한 편을 헌사했다. 한 노부인은 판단 실수를 고백한 전공의를 직접 찾아 격려했다. 어느 종양 전문의의 사연을 읽던 중년 남성은 아침 식탁에서 그만 펑펑 울고 말았다고 털어놓았다. 임상윤리학자인 에르빈 콤파니에가 20년 전 자신의 병원에서 사망한 젊은 여성 이르마에 관한 이야기(55쪽, ‘누구에게나 마지막 밤은 온다’)를 기고한 후 당시 환자의 남자친구였던 남성이 다시 한번 콤파니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생을 얼마 안 남기고 호스피스 병동에 머물던 간암 말기 환자는 소화기내과 전문의 유스트 드렌스가 쓴 자신의 이야기(187쪽, ‘“여기 강가에서, 이제 나는 행복해.”’)를 읽은 후 “유스트, 내가 빈손으로 떠나지 않게 용기 내줘서 정말 고마워.”라고 울먹였다. 그 외에도 수많은 후일담이 날아들었다.
세상 모든 의사의 가슴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그렇게 2년 동안 수많은 독자를 울리고 가슴 쓸어내리게 했던 칼럼을 묶은 게 바로 이 책 《사람을 살린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특별한 책은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아시아 각국으로 판권이 팔렸고, 영미권으로 소개되는 과정에서 데임 샐리 데이비스(전 영국 최고의료 책임자), 카림 브로히(로열 런던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앤서니 파우치(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같은 의료계 거장들이 흔쾌히 자신들의 경험담을 보태며 이야기에 힘을 실었다.
지금 우리는 미증유의 위기를 건너고 있다. 당연하다고 여기던 일상들이 뭉텅뭉텅 잘려나가는 상황에서 다시 또 의료진의 소명의식과 전문성이 이 사회를 어떻게 지탱하는지 절감하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의료진과 일반인 모두 두고두고 숙고할 여러 생각과 치유의 힘을 제공한다.
|
62 |
[인문]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
케이티 버틀러 | 메가스터디BOOKS | 2021-03-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62 | ![]() |
[인문]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
케이티 버틀러 | 메가스터디BOOKS | 2021-03-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마지막까지 삶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좋은 죽음 안내서!
죽음을 무턱대고 병원에 맡기는 것이 아닌,
의료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자기 주체적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법!
현재 국내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등록한 사람이 74만 명에 달한다. 2018년에는 원혜영 국회의원, 손숙 배우, 김훈 작가, 서이종 교수 등이 주축이 되어 ‘웰다잉시민운동’이 발족되기도 하였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문화에서 조금씩 벗어나 죽음을 마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원하지 않는 의료행위로 인해 환자와 가족 모두 무의미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생애 말기를 지나고 있는 부모님께서 좀 더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위해, 좀 더 인간적인 형태의 죽음을 취할 수 있도록 바꾸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는 이런 흐름에 동조하기 위한 첫 번째 실질적 안내서이다.
생애 말기 환자들의 삶과 방향성을 조명하는 의학 칼럼니스트 케이티 버틀러는, 지금까지 생애 말기 환자들이 그저 어떻게든 죽음 자체를 미루는 것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살아있는 기간 동안 삶의 질과 행복, 본인이 원하는 생활방식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환자 자신의 현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생각을 정리해 가족과 소통을 하며, 본인에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스스로 선택하는 등 준비를 어떻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에 대해, 저자는 본인이 실제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삶에는 무수히 많은 답이 존재하듯이, 투병과 죽음에 대해서도 다양한 길을 고려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많은 길은 존재하지만, 좀 더 견뎌내기 수월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해나갈 수 있으면서 평화롭게 이별을 준비하는 길로 안내한다.
노화의 진행 단계별로 필요한
건강한 생애 말기 준비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가이드!
이 책은 죽음이 임박해서가 아니라 미리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임을 말하며, 각자의 몸 상태에 따라 일곱 단계로 나누어 내용을 확인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우리가 생의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가능한 한 건강하고 기분 좋게 몸의 기능을 유지하고, 불안하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계별 안내가 친절하게 정리되어 있다. 각 챕터의 시작 전 해당 챕터를 읽으면 좋을 사람들을 위한 체크리스트가 있어, 자신 혹은 내 가족이 현재 어느 단계에 속하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아직 체력이 넉넉할 때 준비하는 방법을 시작으로,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생활방식을 단순화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법, 조금씩 노쇠해가는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장애와 변화에 적응하여 삶을 편하게 만드는 요령, 말기 질환이 가져오는 위기에 좀 더 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팁, 마지막으로 좋은 죽음을 위한 준비와 임종 과정을 위한 준비까지 담았다. 저자는 조금씩 노쇠해가는 스스로를 방치하다가 큰 병이 찾아온 후에야 병원에 자신을 맡기는 것을 가장 지양한다. 항상 내 몸의 상태를 파악하고, 주변인들의 도움을 적극 지원받으며 한 단계씩 준비를 쌓아가고, 본인이 원하는 의료행위를 선택하여 삶의 끝에 각자 원하는 방식대로의 끝맺음을 맞이할 것을 강조한다.
호스피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
국내에서 적용할 수 있는 준비 팁 수록!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는 현재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에서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인 고주미 역자가 번역을 맡아, 국내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의료 용어를 사용하여 세심하게 옮겼으며 각 챕터마다 ‘우리나라에서 알아두면 좋은 팁’도 추가로 수록되어 있다. 팁에는 국내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부터 호스피스, 가정방문 의료 서비스, 치매나 장애에 대비한 지정대리인 청구 제도 등에 대해 현재 국내의 정보를 상세하게 담았다. 마지막 부록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작성 방법, 그리고 양식까지 첨부하여 이 책 하나로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하였다.
|
61 |
[인문] 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라이너 | 중앙북스 | 2021-06-1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61 | ![]() |
[인문] 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라이너 | 중앙북스 | 2021-06-1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유튜브 누적 조회 수 8,000만!
대한민국 대표 영화 유튜버 라이너가
영화를 읽는 색다른 시선!
영화 유튜버가 철학자와 함께 영화관에 간다면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영화의 스크린 뒤에 숨겨진 인문학 이야기를 인기 영화 유튜버이자 칼럼니스트인 라이너가 색다른 시선으로 흥미진진하게 전하는 책, 《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가 출간됐다. ‘영화’라는 언어로 소크라테스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등 다채로운 철학자들의 사유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이 책은 독자들에게 블록버스터급의 지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다. 그리고 정답을 찾기 힘든 삶 속에서 인문학은 늘 하나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 가장 대중적인 예술, 영화와 가장 위대한 사유, 철학의 페어링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아내며 생각의 폭을 넓히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높여준다. 특히 철학이 궁금하지만 그 어려움에 좌절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영화와 인문학을 함께 만나는 이 특별한 시사회를 통해 철학은 좀 더 친숙하게, 이미 봤던 영화는 새롭게 다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60 |
[인문] 이제 은퇴해도 될까요?
데이브 휴즈 | 탐나는책 | 2021-02-0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60 | ![]() |
[인문] 이제 은퇴해도 될까요?
데이브 휴즈 | 탐나는책 | 2021-02-0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은퇴,
변화에 휩쓸릴 것인가 변화를 주도할 것인가
은퇴를 ‘휴식’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정년이 짧아지고 있고, 정년 전에 퇴직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으며, 평균 수명은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있다. 은퇴 후에도 생계를 걱정하며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면서 은퇴 후의 삶까지 생각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리 준비해두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은퇴를 맞이하게 된다면, 삶의 급작스러운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노년을 상실감과 우울함에 빠져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그저 매일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과 은퇴 후의 삶을 미리 설계해놓는 사람의 미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은퇴 준비’가 막연하게 느껴지는 이들에게 은퇴 전 고려해야 할 사항부터 은퇴 후 겪게 될 스트레스나 심리적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 은퇴 후 결혼 생활을 현명하게 하는 방법, 새로운 일을 찾는 과정, 버킷 리스트 실현 방법 등 후회 없이 순조로운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돕는 다양한 조언을 전한다.
은퇴 후의 삶을 이미 겪어보고 많은 이들의 은퇴 생활을 연구한 저자는,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려가다가 ‘은퇴’라는 파도에 휩쓸려 방향감각을 잃고 표류하는 이들에게, 불안에 떨며 오늘을 허비하지 말고 객관적 정보들에 근거해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보라고 격려한다.
은퇴, 삶을 재창조할 수 있는 기회!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라
이상적인 은퇴 생활을 실행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간단히 말하면, ‘변화’가 필요하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매사를 젊은 시절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무리 화려한 과거를 보냈다 해도 그 시절은 이미 가버렸다. 앞으로의 삶을 가치 있는 시간들로 채우려면 일단 나이 듦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아쉬워하기보다는 아직 할 수 있는 일들에 감사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떤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은퇴는 삶을 더 행복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재설계할 수 있는 기회이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 소유하는 모든 것, 삶의 일부인 주변의 모든 사람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라. 그러한 활동과 사물, 사람이 과연 자신이 원하는 은퇴 생활에 기여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그렇지 않다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상적인 은퇴 생활을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할지, 무엇을 놓아야 할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은퇴는 자신을 재정립하고,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며, 직함을 대신할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 수 있는 놀라운 기회이다. 퇴직 후의 인생이 오히려 ‘내 삶의 르네상스’의 시기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생계와 가족 부양이란 현실에 부딪혀 실현하지 못했던 일들이 있다면 모두 떠올려보라. 꼭 하고 싶었으나 미뤄둔 일들을 하나씩 이뤄가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삶을 맞이할 수 있다.
‘내 삶의 큐레이터’가 되어
여생을 멋지게 설계하라
우리는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은퇴 생활을 설계할 수도 있고,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며 가만히 있다가 은퇴를 맞이할 수도 있다. 어떤 삶을 살지는 온전히 자신에게 달려 있다. 만일 은퇴 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염두에 둔 멋진 계획이 있다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습관, 일상, 할 일의 우선순위를 세심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저자는 은퇴 생활의 행복이 ‘무엇을 더하느냐’ 못지않게 ‘무엇을 얼마나 버리느냐’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자기 삶의 큐레이터가 되어 어떤 시기에 어떠한 활동을 어떻게 할지, 어떠한 것들을 뺄지 작품을 고르듯 선별하고 배치하며 남은 인생을 설계해보자.
이 책에서는 특히 재정적인 부분 외에 정서적, 심리적 변화에 대해서도 세심한 조언을 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막고 은퇴자들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 변화에 미리 대처하며, 은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들을 살펴보면서 그러한 시행착오를 예방하여 순조로운 은퇴 생활을 영위해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곳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독거인들의 은퇴 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어, 미혼이거나 배우자의 사망으로 혼자 살게 된 은퇴자들도 각자의 상황에 맞춰 은퇴 생활을 준비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먼저 은퇴의 길을 걸어간 선배의 글을 읽으며, 각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은퇴 생활’이란 작품을 멋지게 완성해갈 수 있을 것이다.
|
59 |
[인문]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홍진호 | 21세기북스 | 2021-03-0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59 | ![]() |
[인문]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홍진호 | 21세기북스 | 2021-03-0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헤세, 괴테, 카프카, 호프만스탈…
단 한 문장도 놓칠 수 없는 명작의 세계!
◎ 책 속에서
명작들은 각기 자신의 시대에 중요했던 사회문화적 이슈들을 그 시대에 재미있다고 여겨졌던 방식에 따라 풀어쓴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연히도 그 작품들의 줄거리가, 온갖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내러티브에 익숙해진 오늘날 한국 독자들에게 재미있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명작들은 그 재미와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들어가는 글 | 내 삶에 새겨진 한 권의 고전 : 13쪽】
이 세상의 수많은 『데미안』 독자들은 어쩌면 모두 인생의 중요한 한순간을 공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순간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은 그 어떤 다른 설명 없이도 죽어가는 순간에 『데미안』을 읽고 있었다던 친구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데미안』은 책장 속에 꽂혀 있는 여러 소설들 중 하나가 아니라 삶의 가장 개인적인 부분에 연결되어 있는, 어쩌면 지나간 삶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1부 | 그 책은 나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 헤세 『데미안』 : 24쪽】
『데미안』은 구체적인 ‘내면’의 뜻과 무관하게, 삶의 의미와 자기 자신의 가치를 찾아 헤매는 모든 이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가 『데미안』을 읽고 감동하는 시기가 보통 사춘기이자 방황의 시기, 즉 모든 가치를 부정하거나 모종의 이유로 상실했음에도 이를 대체할 새로운 무언가를 아직 찾지 못한 시기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1부 | 그 책은 나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 헤세 『데미안』 : 69쪽】
이 소설이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여러 해석의 층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놀라운 것은 각각의 층위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이 서로 방해하거나 모순을 일으키지 않으며 하나의 조화로운 전체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소설은 양파껍질을 벗기듯 한 꺼풀씩 벗겨가며 즐길 수도 있고,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감상할 수도 있다.
【2부 | 단 한 문장도 허투루 쓰인 것은 없다 ? 괴테 『젊은 베르터의 고통』 : 153쪽】
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또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들을 함께 동원하여 작품을 해석해보고, 처음 읽을 때 해독할 수 없었던 내용을 하나씩 알게 되어갈 때 느끼는 즐거움은 무척 크다. 최종적으로 작품 전체의 의미가 보이고, 작가의 의도를 깨닫게 될 때 느끼는 기쁨은 정서적 감동과는 전혀 다른, 지적인 울림이 큰 즐거움이다.
【3부 | 아직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 같은 책 ? 호프만스탈 「672번째 밤의 동화」 : 235쪽】
카프카의 작품들은 정답에 해당하는 해석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해석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카프카의 작품은 셀 수 없이 많은 해석을 유도한다. 단지 그중 어떤 하나가 정답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카프카의 작품을 해석한다는 것은 카프카의 작품을 올바로 이해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작품을 즐기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4부 | 어느 날 찾아온 기괴하지만 특별한 세계 ? 카프카 「변신」 「시골의사」 : 289쪽】
지적인 활동을 필요로 하는, 쉽게 소비할 수 없는 문학작품들을 즐기게 되는 계기는 개인마다 다르다. 누구는 어떤 소설의 한 문장, 한 장면에 매혹되어 서양 고전소설에 빠지고, 또 누구는 작가의 매력에 마음을 빼앗겨 그의 소설들을 탐독하기 시작한다. 어떤 이는 특정 시대, 특정 국가의 사회와 문화에 흥미를 느껴 그 시절의 문학작품들에 흥미를 느끼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나처럼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제멋대로 감동을 느끼고 고전문학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도 한다.
【나오는 글 | 책 읽기, 가장 신나는 지적 탐험 : 297~298쪽】
◎ 도서 소개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단 한 문장도 놓칠 수 없는 명작의 세계!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열다섯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들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서가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지식의 확장과 배움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홍진호 교수의 신간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은 서울대생들에게 인기 수업으로 손꼽히던 고전 강의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헤세의 『데미안』,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 카프카의 「변신」과 「시골의사」, 호프만스탈의 「672번째 밤의 동화」와 같은 독일의 대표 명작들을 다룬다. 줄곧 학창시절 ‘필독서’로 읽기를 강요당했던 고전 명작들이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각기 다른 매력과 새로운 콘텐츠의 재미로 다가오게 된다. 특히 홍진호 교수가 제안하는 고전을 제대로 읽는 방법과 고전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면 ‘나만의 인생 고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데미안』 『젊은 베르터의 고통』 「변신」…
책 한 권이 내 삶을 영영 바꿔놓고 말았다!
세상에는 수많은 책이 존재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꿀 만큼 운명적인,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단 한 권의 책이 있다. 우연히 읽은 책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전 생애에 걸쳐 강렬한 영향을 끼치는 무언가가 되기도 한다.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홍진호 교수 역시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에서 자신의 삶과 방향을 영영 바꿔놓은 책이 있다고 고백한다. “손바닥만 한 책 한 권을 읽고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사로잡혔다.” 삶의 의미와 자기 자신의 가치를 찾아 헤매며 방황하던 시절 읽은 한 권의 책이 삶의 결정적 순간을 장식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책을 읽는 동안 단순한 재미와 감동을 뛰어넘는 운명적인 무언가를 마주하는 경험은 특별하고 매혹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운 좋은 소수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행운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다. 저자는 그런 자신의 운명적 책을 탐색하고 있는 사람에게, 혹은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사람에게 ‘고전 읽기’를 권한다.
이 책에서는 네 명의 독일 작가와 다섯 편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만큼 최고의 고전으로 잘 알려진 헤세의 『데미안』에서부터 거장의 탁월함을 느낄 수 있는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 지금 읽어도 놀라운 카프카의 「변신」과 「시골의사」, 생소한 만큼이나 새로운 호프만스탈의 「672번째 밤의 동화」까지…. 강단에서뿐 아니라 여러 매체를 통해 오랫동안 고전 명작을 소개해온 저자는 독일 고전, 나아가 세계 명작으로 불리는 이 작품들을 오롯히 해석해냄으로써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새롭게 읽히게 한다. 그것은 영화나 드라마, 웹툰과 웹소설 등 오늘날 쉽게 접할 수 있는 자극적인 콘텐츠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고전의 매력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삶과 세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고 있는 고전은 단순히 책을 펼치고 읽기만 해서는 그 진가를 알아보기 어렵다. 고전에는 한 문장,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집중했을 때 비로소 깨달을 수 있는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채로운 고전의 세계만큼이나 그것을 읽고 즐기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이 책을 통해 때로는 마음대로 읽고 감동하고, 때로는 작가의 숨겨진 의도를 찾아 치밀하게 해석하며 고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모두 터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색다른 즐거움을 찾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저자의 세심하고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 매혹적인 고전의 특별함과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모두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제멋대로 읽고 감동해도 좋다!
고전을 즐기는 가장 특별한 방법
만약 고전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그것은 당신이 이상해서가 아니다. 고전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오늘날 쓰인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전은 과거에 중요했던 문제들을 그 시대의 독자들이 납득하고 재미있어할 만한 방식으로 다룬 것이다. 따라서 고전의 진정한 재미는 단순히 읽기만 해서는 알기 힘들다. 그렇다고 고전을 읽고 즐기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고전을 재미있게 읽고 즐길 수 있을까? 이 책은 세계적인 고전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을 소개하며 저마다의 특징과 매력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즐기는 방법을 아우르고 있다.
1부에서는 헤세의 『데미안』을 다룬다. 독일에서보다 국내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데미안』은 내 맘대로 읽고 감동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설사 엉뚱하게 해석해서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읽었을지라도 최소한 우리가 감동과 위안을 받았다면,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고전이 충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2부에서는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을 다룬다. 문학으로서 탁월함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단순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양파껍질 벗기듯 새로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발견할 수 있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당대 최고의 미디어 스캔들을 만들었고, 지금도 뮤지컬이나 오페라로 재탄생되는 명작의 이유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부에서는 호프만스탈의 「672번째 밤의 동화」를 다룬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명이지만 우리에게는 생소한 그의 작품은 상당히 난해하기까지 하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읽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작품이지만, 수수께끼를 풀어낼 방법을 찾는 순간 완전한 해석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부에서는 카프카의 「변신」과 「시골의사」를 다룬다. 해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미스터리 자체인 카프카의 작품은 역설적으로 무수히 많은 해석도 가능하다. 애초에 해석이 불가능한 작품이라면 그 속에 나를 던져넣어 읽고 싶은 대로 읽는 것도 방법이라는 뜻이다. 내 맘대로 해석하며 레고블럭을 조립하는 것처럼 재미있는 독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루하고 어렵게만 여겨졌던 고전은 ‘해석’이라는 ‘지적 활동’을 통해 훨씬 더 즐겁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줄거리 아래 숨어 있는 진정한 재미가 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고전에 매혹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고전 읽기를 통해 또 다른 교육적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고전을 읽으며 해석하는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각자의 삶과 일상에서 마주치는 장면들 또한 좀 더 선명하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고전 명작을 시작으로 저마다의 취향과 관심에 따라 그다음에 읽을 고전을 찾는 지적 탐험을 멈추지 않는다면,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고전 읽기의 즐거움과 함께 고전을 통해 잃어버린 삶의 방향과 의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이 책을 읽기 전에 학문의 분류
이 책을 읽기 전에 주요 키워드
들어가는 글 내 삶에 새겨진 한 권의 고전
1부 그 책은 나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 헤세 『데미안』
『데미안』이 내 삶을 영영 바꿔놓고 말았다
“신은 죽었다” 새로운 세계관의 탄생
나의 방황과 괴로움을 앞서 살아간 사람
Q/A 묻고 답하기
2부 단 한 문장도 허투루 쓰인 것은 없다 ? 괴테 『젊은 베르터의 고통』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괴로웠던 모든 이에게
독일문학은 괴테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계몽주의 VS 질풍노도, 사랑 너머의 이야기
불후의 명작에는 이유가 있다
Q/A 묻고 답하기
3부 아직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 같은 책 ? 호프만스탈 「672번째 밤의 동화」
세기말 아름다운 삶의 멜랑콜리
탐미적 인간을 묘사한 언어예술가
마침내 암호 같은 문장을 해독하다
정서적 감동에서 지적 울림으로
Q/A 묻고 답하기
4부 어느 날 찾아온 기괴하지만 특별한 세계 ? 카프카 「변신」 「시골의사」
20세기 이후 가장 충격적인 도입부
「변신」 환상문학으로의 초대
「시골의사」 애초에 해석이 불가능하다면
Q/A 묻고 답하기
나가는 글 책 읽기, 가장 신나는 지적 탐험
참고문헌
|
58 |
[인문]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책
오웬 오케인 | 갤리온 | 2021-06-2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58 | ![]() |
[인문]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책
오웬 오케인 | 갤리온 | 2021-06-2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언제나 나였다”
영국 최고의 심리치료사이자 마음챙김 상담가가 알려주는
머릿속 걱정과 불안이 사라지는 마음 정리법
남들에게 관대하지만 유독 자신에게만 엄격한 사람이 있다. 매일 밤 지난 일을 복기하며, 작은 실수 하나에도 며칠을 자책하지만, 타인에게는 배려심이 넘치는 사람들. 무던해 보이지만 이런 사람들일수록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처투성이다.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자기 마음을 돌보는 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이들은 마음의 상처를 오래 방치하다 문제가 심각해지고서야 심리상담실을 찾는다. 25년간 수백 명을 상담해온 영국의 심리치료사이자 마음챙김 상담가인 오언 오케인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위해서는 특별한 심리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마음 감옥’에서 탈출시키기 위한 드라마틱한 제안을 이 책에 담았다.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들은 유독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현재의 일과 가족,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이 남다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어 행복을 방해하고 있는 나쁜 생각 습관, 마음 습관을 없애고, 상쾌하고 홀가분한 기분을 일상에서 누리는 해법을 제안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심리처방은 명쾌하고 효과적이다. 별다른 준비 없이 10분 안에 바로 실천해볼 수 있는 방법이 각 장마다 꼼꼼하게 담겨 있다. 후회와 불안과 걱정이 많아 고민인 독자들에게 진정한 나로 마음 편히 살아가는 법을 제안하는 심리책이다.
|
57 |
[인문] 책의 말들
김겨울 | 유유 | 2021-03-16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57 | ![]() |
[인문] 책의 말들
김겨울 | 유유 | 2021-03-16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구독자 16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 운영자, 13년 차 책 소개 프로그램 MBC 「라디오북클럽」의 디제이, 누구보다 먼저 눈에 띄는 신간을 발견하고 함께 읽자고 퍼뜨리는 성실한 독자, 책 읽는 사람은 물론 읽지 않는 사람까지 책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작가 김겨울이 자신을 책 가까이 머무르게 한 글과 장서를 엮어 독서 에세이를 내놓았다. 대중에게 김겨울은 ‘말하는 사람’이자 책과 독서를 ‘보여 주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이 책에서 김겨울은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그간 대중에게 내보인 말과 행동 이면에 묻어 둔 생각을 100권의 책을 통해 풀어 놓는다. 책 좋아하는 이들은 물론 갈수록 책과 멀어지고 있는 이들, 주변 사람들을 책의 세계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이들 모두에게 유익한 자극을 줄 것이다.
|
56 |
[인문] 필요의 탄생
헬렌 피빗 | 푸른숲 | 2021-02-25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56 | ![]() |
[인문] 필요의 탄생
헬렌 피빗 | 푸른숲 | 2021-02-25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8-30)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런던과학박물관의 최고 인기 도서!
한 시대의 소망과 욕망, 사회문화적 맥락이 얽힌 냉장고의 쿨한 역사
가전은 늘 시대상을 반영한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퍼센트에 육박하는 오늘날 가정용 전화기는 거의 사라졌고, 육아나 활용도를 이유로 텔레비전을 없애는 집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코인세탁방이 일상화된 도심에선 세탁기 없는 가구도 생겨나는 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냉장고가 없는 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2012년 영국 왕립학회는 “식품학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명은 냉장 기술”이라고 밝혔다. 냉장 기술이 현대 사회의 식량 공급, 식량 안보, 식품 안전에 필수라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100년간 냉장 기술 발달과 콜드체인(저온 유통 체계)은 인류의 유구한 음식 저장법과 1년에 걸친 수확 과정을 매일, 매주 음식을 사고 저장하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이제는 공기처럼 우리 삶의 필수 요소가 된 가정용 냉장고는 이 100년의 역사와 콜드체인의 최종기점이다. 누구도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가전이며, 음식을 신선하게 보존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생필품이다.
이 책은 런던과학박물관 큐레이터인 저자가 해박한 지식과 입담으로 런던과학박물관에 소장 중인 100여 장의 진귀한 사진과 삽화를 통해 가정용 냉장고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다. 콜드체인의 발전에 얽힌 과학, 기술, 문화, 경제, 사회적 요소 등을 두루 들여다본다. 한때 사치품이었던 냉장고가 어떻게 필요를 넘어 필수품이 되었는지 역사적 과정과 기술적 진보를 통해 살펴본다.
|
55 |
[인문] 공간의 심리학
발터 슈미트 | 반니 | 2020-09-1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55 | ![]() |
[인문] 공간의 심리학
발터 슈미트 | 반니 | 2020-09-1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진화심리학과 행동과학으로 밝힌
50가지 공간 심리 연구
사무실을 꾸밀 때나 주차할 곳을 찾을 때, 산에 오를 때나 버스나 기차의 좌석을 예약할 때, 파티에서 모르는 손님과 대화를 나눌 때나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 우리는 어디에 자리를 잡고 타인과 사물로부터 얼마만큼 간격을 둘지 늘 심리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공간에 머물거나, 공간을 이동할 때 편안함이나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는 한 영역을 두고 다툼이나 갈등이 싹트기도 한다.
이 책은 특정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취하는지, 행동과학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배경을 설명해준다. 저자는 우리가 어떤 공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 때 그곳은 그저 우연히 선택된 것이 아니며, 엄연한 심리학적 원인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생물학적 원인까지 더해진다. 우리는 아직도 석기시대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많은데, 그 옛날 동굴을 차지하려는 곰을 피해 언제든지 도망칠 준비가 되어 있는 원시인처럼, 현대인들 역시 침대의 위치를 정할 때 똑같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공간을 둘러싼 사람들의 심리에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가령 남자들은 공중화장실에서 좀처럼 다른 사람과 나란히 서서 볼일을 보려고 하지 않는데, 저자는 성장기에 심리적 배뇨장애의 경험을 했거나, 동성을 일단 경쟁자로 보는 남자의 심리가 작용한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한다. 그밖에도 공간심리와 관련된 50가지나 되는 다양한 사례 연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
54 |
[인문]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이두형 | 심심 | 2020-06-2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54 | ![]() |
[인문]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이두형 | 심심 | 2020-06-2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내게도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으면 좋겠다”
마음이 위급할 때 꺼내 먹는 인생의 알약 같은 조언들
인생이 부적절하다는 느낌이 들고 괜히 화가 날 때.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우울해서 혹시 나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싶을 때. 이별, 실직, 가까운 사람의 죽음 등 삶을 뒤흔드는 상실을 겪은 뒤 공허감을 느낄 때. 그리고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
질병에 관한 불문율이 하나 있다. ‘증상이 가벼울 때, 가능한 빨리 의학적 개입을 취하라’. 치과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어금니에 살짝 거뭇한 점이 묻어 있을 때 병원에 가면 가벼운 처치와 치료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시간을 끌고 방치하면 뿌리까지 썩어 고통스러운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병원은 ‘심각하게 아플 때’만 가는 곳 같다. 감기에 걸려도 좀 버티면 낫겠지, 허리가 아파도 찜질 좀 하면 낫겠지. 그리고 마음이 좀 힘들 때도, 좀 쉬면 낫겠지 한다. 특히 마음이 힘들 때 찾는 ‘정신과’는 다른 내과나 정형외과와 달리 외부의 편견 어린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조금 불편하다고’ 가보기엔 더 망설여진다.
작은 불편감, 사소해 보이는 마음의 상처가 커다란 아픔이나 고통으로 번지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할 수는 없을까?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마음이 괴롭지만 정신과에 가기 망설여지는 그 순간, 내 상태를 가늠해보고 응급하게 도움을 받을 방법은?
이럴 때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다면 편히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심심 刊)》를 쓴 정신건강의학과 이두형 전문의는 독자들에게 ‘아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저자는 자신이 정신의학에서 배우고 얻은 것을 비슷한 고민, 갈등을 겪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책을 썼다.
작은 불안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거나, 그냥 좀 하면 되는데 일이나 결정을 계속 미루는 등 비교적 가벼운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부터 살아갈 이유를 잊었거나, 나를 해치는 사람만 계속 만나게 되는 등 무거운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까지 이 책을 통해 ‘아는 정신과 의사’의 차분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로 산다고 해서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여전히 지하철은 만원이었고 월급은 적은데 세금은 과했으며 격무에 시달릴 때면 도망치고 싶었다. 또 정신의학은 나를 초월자, 독심술사, 구원자로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의학은 나를 매료시켰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치료자이기 이전에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사람의 마음에 관해 공부하며 늘 생각했다. 그때 이걸 알았더라면, 그때 이 관점으로 생각하고 이 마음으로 살아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신의학은 내 삶이 그토록 버거웠던 이유, 과거의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을 살아가게 하는 이유, 그리고 사느라 바빠 쉽게 잊고 마는 삶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 모든 것이 나 혼자만 알고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중요했다. (머리말 중에서)
이따금 우울하고 불안한 사람을 위한 마음의 구급상자
책은 ‘마음의 구급상자’라는 부제에 걸맞게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 〈마음의 연고, 감정이 다쳤을 때〉에서는 ‘불안한 마음’을 다룬다.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과 걱정, 불안은 태곳적부터 지녀온 생존을 위한 생물학적 장치이기에,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지금까지 몸의 알람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기만 했다면 이제는 내가 먼저 알람을 꺼보자. 방법은 대단하지 않다. 편안하던 때를 떠올리며 천천히 호흡하고 자세를 이완해 놀란 몸에게 ‘불안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크게 한숨 내쉬고 ‘어차피 이 일은 나를 죽이거나 잡아먹지 못해’라는 말을 되뇌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닿은 발끝에서 삶은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26~27쪽)
저자의 조언은, 때로는 즉각적으로 또 때로는 은근하게 문제에 직면하고 결국은 해결하도록 이끈다. 섣부르게 위로를 건네거나 억지스러운 방법을 제안하기보다 지금 마음이 힘든 당사자의 입장을 이해하되 그가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두 번째 장 〈마음의 반창고,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에서 ‘삶을 지나치게 망치지 않는 선에서 교묘하게 삶에 저항하는 시늉’이라고 표현한 ‘미루기’는 정신의학적으로 보자면 ‘수동 공격적 행동’이다. 수동 공격성은 말 그대로 상대에게 욕설, 폭언, 폭력 등 능동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인 자세로 상대를 화나게 하는 것이다. 미루기, 기대하는 수준의 책임에 대한 저항, 지연된 일에 변명하기 등. 저자는 ‘미루는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속에 ‘부정적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문제라고 짚는다. 저자는 작은 일탈 이상의 즐거움을 주지도 않고 스스로도 지치며 삶의 기회까지 앗아가는 미루기를 ‘즉각’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그럼에도 본인이 활용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요령을 몇 가지 공유한다.
첫 번째는 지금 바로 시작할 가장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아직도 기억나는 내 최초의 운동 목표는 ‘엎드리기’였다. 아무리 미룰 이유를 대려고 해도 ‘엎드리지 않으려니’ 마땅한 핑계가 없어 일단 엎드렸다. 엎드려서 팔을 굽히지 않기는 또 민망하니 팔굽혀펴기를 했다. 엎드리기는 그 뒤로 시작한 모든 운동의 씨앗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을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은 미루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 때의 마음’을 잘 간직하는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하지 못할 이유’들을 잘 믿지 않는다는 것과도 비슷하다. 처음 하고 싶은 무언가가 떠오를 때의 생각이 가장 ‘덜 오염된’ 마음 상태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부담감, 포기해야 할 것들, 그 일과 연관된 미운 사람들 생각에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럴듯한 이유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변명에 오염되기 전, 내가 그것을 하고 싶었던 이유,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인지 떠올렸던 마음을 꾸준히 간직하는 것이 미루기를 피하는 데 중요한 방패가 된다.
마지막 방법은 이때까지 어떻게 미뤄왔든, 그 일이 어떤 상태이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내 몸과 마음 상태가 어떻든 상관없이, 일단 ‘엎드리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을 바로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71~72쪽)
세 번째 장 〈마음의 해열제, 가슴에서 자꾸 열이 날 때〉는 관계, 그중에서도 사랑을 다룬다. 특히 ‘구원 환상’이라는 개념이 흥미롭다. 구원 환상은 ‘곤경에 처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정도를 넘어 그를 절망의 나락에서 구원하고 싶다는 마음’을 의미한다. 힘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얼핏 보기에 좋은 마음만 가득해 보이는 이러한 환상이 어째서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 걸까. 문제는 정도다. 타인의 삶에 크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그의 삶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되었기에 이를 구원해주겠다는 마음은, 실은 다른 마음이다. 구원 환상의 기저에는 스스로를 대단하게 생각하는 과대한 이상적 자아상과 스스로의 전능감을 확인하려는 마음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구원 환상과 사랑을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없어도, ‘나와 함께’가 아니라도 상대가 행복할 수 있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기뻐해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사라면 누구나 자신의 환자가 쾌차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내가 잘 치료하지 못했던 환자가 다른 의사와 치료를 진행하며 경과가 좋아졌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진심으로 환자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면 어느 환경에서든 그가 치유되어 기쁠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이 나의 능력을 확인하고 환자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픈 마음이었다면 다른 의사의 손을 통해 치유된 환자를 보는 마음은 불편할 것이다.
연인 관계에도 같은 은유가 적용된다. ‘너를 사랑해 ’, ‘행복하게 해줄게 ’라 표현하는 말 속에 ‘너는 나와 함께해야만 해 ’, ‘나와 함께하는 게 네게 가장 행복이야 ’라는 속심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는 구원 환상이다. (148쪽)
“억지로 좋게 생각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억지로 나쁘게 생각하려고도 하진 마세요.”
네 번째 장 〈마음의 붕대, 부러지고 꺾인 마음이 버거울 때〉의 키워드는 우울이다. 우울증은 그저 매일 한없이 슬프기만 한 병인 줄 알았는데, ‘인지 왜곡’을 일으킨다는 점이 새롭다. ‘인지’란 자기 나름의 상으로 마음속에 세상을 그리는 것을 의미하고, 세상을 받아들이는 틀의 형태를 ‘인지 구조’라 한다. 인지 구조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뒤틀린 것을 ‘인지 왜곡’이라 하는데, 우울증 환자의 경우 세 가지 방향, 즉 ‘자기 자신, 세상,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왜곡이 관찰된다.
직장 상사에게 ‘이번 일은 좀 미흡했는데 다음번엔 잘해보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역시 난 글렀어. 회사를 그만둘 거야’라고 생각해버리는 것. 연인이 평소보다 연락이 뜸할 때, ‘혹시 마음이 식은 건가’라며 넘겨짚는 것. 모두 인지 왜곡의 사례다. 저자는 인지 왜곡으로 고생하는 이와 상담할 때,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강조한다. 왜곡된 인지를 바로잡는 것은 ‘억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그럴 수 없는 일이 분명 있다. 좌절이 아예 없다면야 가장 좋겠지만 삶은 동화가 아니다. 절망해 쓰러져 있는 이에게 ‘당신이 힘든 이유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곡된 시각을 고치시면 됩니다’라고 해봐야 마음에 와닿을 리 없다. 그래서 이야기하곤 했다. “억지로 좋게 생각하려 하지 마세요. 대신 억지로 나쁘게 생각하려고도 하진 마세요.” (166쪽)
〈마음의 소독약,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에서는 ‘수용전념치료’를 다룬다. 수용전념치료의 핵심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수용), 원하는 내 모습을 추구하기 위해 몰입(전념)하도록 이끄는 데 있다. 저자는 책에서 마음속 우울이나 불안, 초조, 공포, 강박 등 고치고 싶거나 도려내버리고 싶은 점을 ‘말썽꾸러기 막내 고양이’로 비유한다. 다른 아이들은 씩씩하고, 밥도 잘 먹고, 놀기도 잘 노는데 이 모자란 막내 고양이는 다른 아이들에게 치여 밥도 못 얻어먹고, 놀 때도 구덩이에 빠지기 일쑤다. 어미는 막내 때문에 골치가 아프고, 가끔은 ‘너만 없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우리 마음속 막내 고양이를 떠올려보자.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내가 좀 덜 게을렀다면 뭐든 했을 텐데’, ‘우울증만 없어도 참 행복할 텐데’라고 되뇌진 않았는지.
아기 고양이를 윽박지르거나 화를 낸다고 고양이가 정신을 차릴 리 없다. 우울과 불안을 다그친다고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분노’가 아니라 힘들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득 우울하고 불안해진다는 것은 그간 마음 한구석에서 소리죽여 울고 있던 마음속 흉터를 마주하는 일이자, 오래된 아픔으로 인해 쉽게 놀라고 두려워하도록 형성된 뇌의 생리적 작용을 느끼는 일이다. ‘살면서 겪었던 일들 중 도대체 무엇 때문에 오늘 이렇게나 힘든 걸까, 내 마음의 어디가 어떻게 잘못 되어서 이럴까’라는 생각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마음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것이다. (198쪽)
마지막 장, 〈마음의 비타민, 살아가는 맛을 유지하고 싶을 때〉에서는 마음챙김과 행복을 되짚는다. 오늘을 산다는 것이 왜 행복인지, 지금 여기에 존재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더불어 ‘내려놓기’의 진정한 의미를 살펴본다. 저자의 은사에게 “마음챙김은 판단을 미루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그렇다면 ‘판단을 미루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는 떠오르는 생각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지 않는 것, 흘러가게 두는 것,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게 못해줬던 일을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가 아니라 ‘못해줬던 일들이 생각나네’라고 흘려버리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생각의 주체가 ‘나’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슬프고 힘들어 죽겠는데 그게 무슨 대수냐고? 생각과 감정의 주체를 찾아와야 한다. 내가 느끼는 기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늘에서 밀려오듯 덮쳐드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속에서 피어난 것이며, 내 것이다. 그것에 빠져들 권리도, 거리를 두고 바라볼 권리도 온전히 내게 있다. 이를 인식해야 한다. (241쪽)
내 마음은 아주 건강하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문명이 고도화할수록, 도시 노동자로서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에 지칠수록, 성과에 목맬수록, 마음에는 자기도 모르게 상처와 스트레스가 퇴적된다. 이 책은 자기 마음을 돌아볼 겨를 없이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어딘가 고장 난 기분을 느낄 때,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엄습할 때, 그렇게 마음이 ‘위급’할 때 꺼내 쓰는 구급상자다.
|
53 |
[인문]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
앤절린 밀러 | 윌북 | 2020-06-1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53 | ![]() |
[인문]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
앤절린 밀러 | 윌북 | 2020-06-1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 1988년 출간 이래 30년간 꾸준히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 세상 모든 부모를 위한 심리 에세이
★ 우석대 상담 심리학과 김태경 교수 추천!
오늘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가족, 부모, 자식, 친구…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쏟는 일은 고귀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그런 사랑에도 분명,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잘못된 사랑은 되레 상대를 위험에 빠지게 한다.
좋은 엄마가 되고자 온 인생을 걸었지만 결국 실패해버린 한 엄마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교사였고 상담 심리학을 전공한 그녀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가족을 서서히 망가뜨렸는지 담담히 고백한다.
행복한 가정을 삶의 목표로 삼았던 저자는 유능한 남편과 바르고 똑똑한 아이들에 둘러싸여 즐거운 나날을 보낼 거라 자신한다. 늘 웃고, 친절하고, 관대하며, 문제가 생기면 척척 해결하고,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은 도리어 가족을 망치고 만다. 습관성 우울 증세를 보이는 남편, 분열 정동 장애 진단을 받은 아들, 불안증과 우울증을 겪는 딸...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녀가 ‘인에이블러’였기 때문이다.
인에이블러란 ‘잘못된 도움을 주어 상대를 해치는 사람’이란 뜻의 심리학 용어로, 특히 아이를 키울 때 부모에게 모든 걸 의존하게 함으로써 아이의 온전한 독립을 막는 사람을 말한다. 아이의 불완전함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 대신 문제들을 해결해주면서 아이의 자립을 방해하는 이 땅의 수많은 엄마들도 인에이블러에 속한다. ‘인에이블러’는 종속적 인간관계에 있는 연인이나 친구 사이에도 적용되는 개념으로, 정서적 불안정, 의존증, 심하게는 자기파괴적인 심리 상태를 불러오기 쉽다.
책은 인에이블러 엄마의 쓰라린 고백과 가슴 아픈 성찰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로, 담백한 글이 울림을 전한다. 더불어 심리적 관점에서 어떻게 인에이블러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경험에서 찾은 해결법을 다정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알고 싶은 부모, 연인, 친구를 위한 책이다.
|
52 |
[인문]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황효진 | 도서출판 유유 | 2020-09-03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52 | ![]() |
[인문]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황효진 | 도서출판 유유 | 2020-09-03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은 ‘콘텐츠’와 ‘기획’이 무엇인지 우리가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기획의 과정과 콘텐츠 만드는 법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저자가 겪은 시행착오까지 솔직하게 담아낸 옹골찬 책이다. 콘텐츠와 기획이라는 어쩌면 거대하게 느껴지는 단어 앞에서 조바심을 내고 있다면, 머릿속에 뿌옇게 잠들어 있는 아이디어를 선명하게 만들고 싶다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먼저 이해하고, 나아가 세상과 연결되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그 출발점에 서 보시길 바란다.
|
51 |
[인문]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김혜령 | 가나출판사 | 2020-07-09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51 | ![]() |
[인문]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김혜령 | 가나출판사 | 2020-07-09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카카오 브런치,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마음의 운전대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있진 않나요?”
나를 힘들게 하는 마음의 반응 패턴에서 벗어나는 법
제7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인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 가나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안녕하지 못한 현대인에게 필요한 ‘마음 돌봄의 기술’을 전하는 책이다.
많은 사람이 마음의 문제로 고민한다. 타인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말고 무시하라고 하지만 SNS로 인해 우리는 눈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수많은 사람의 삶을 매일매일 접하며 지낸다. 비교가 일상이 되었고,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만큼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를 잃은 채 쫓기듯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타인을 할퀴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해대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받기도 하고, 나보다 잘 나가는 듯 보이는 타인의 모습에 주눅 들어 자신을 비난하기도 한다. 힘을 내보자 다짐해도 내 의지와 달리 자꾸만 흔들리고 쪼그라드는 마음 때문에 괴로워진다. 그리곤 이런 말을 한다. “내 마음대로 제일 안 되는 게 내 마음인 거 같다”라고.
걸핏하면 주저앉는 마음 때문에 고민하며 ‘왜 내 것인데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걸까?’ 하는 의문을 풀기 위해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는 김혜령 저자는 이런 문제가 모두 마음의 통제권을 빼앗긴 데서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 마음 사용설명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진화론과 뇌과학을 통해 현대인의 마음이 산만하고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먼저 설명하고, 뇌를 조련하는 방식으로써 마음챙김의 태도를 삶에 적용하여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고, 자아를 단단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을 읽고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한 걸음 물러서서 감정과 생각의 흐름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내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
50 |
[인문]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양승권 | 페이퍼로드 | 2020-03-1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50 | ![]() |
[인문]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양승권 | 페이퍼로드 | 2020-03-1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사상의 일란성 쌍둥이, 장자와 니체
“모든 것은 가고 또 돌아온다. 존재의 수레바퀴는 영원히 돌고 돈다. 모든 것은 죽고 또다시 피어난다. 존재의 세월은 영원히 흐른다. 모든 것은 꺾이며 다시 이어간다. 영원히 똑같은 존재의 집이 세워진다. 모든 것은 헤어지며 모든 것은 다시 만나 인사한다.”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니체의 말, 이 책 67쪽
“생명은 형체가 없는 작용에서 싹터 나오고 죽음은 이 형체가 없는 작용으로 다시 돌아간다. 처음과 끝은 마치 둥근 고리와도 같이 서로 영원히 되풀이 되어 그 끝을 알 수 없다.”
- ?전자방? 중 장자의 말, 이 책 67쪽
니체와 장자의 사상이 놀랍게도 유사한 데 주목해 두 철학자의 아포리즘을 주제별로 엮고, 해설한 책이 페이퍼로드에서 출간됐다. 저자인 대구대 양승권 교수는 노장철학과 니체의 상관성을 연구한 논문, ?노장 사상의 허무주의nihilism 분석 ? 니체와 프로이트의 심층심리학depth psychology 방법에 기초하여?로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 분야 최초의 전문가다.
기원전 369년에 태어난 장자와 19세기 말에 활동했던 니체는 2천 년이 넘는 시간과 동서양이라는 공간의 차이를 넘어 일란성 쌍둥이처럼 사상을 공유했다. 장자의 사상은 동아시아에서 지배질서를 뒤엎으려는 혁명가들의 사상적 배경이 되기도 했다. 루쉰이나, 쑨원, 마오쩌둥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니체의 사상은 프로이트, 칼 융, 하이데거, 푸코, 들뢰즈, 데리다 등 쟁쟁한 탈근대 철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며 탈근대 철학의 원조로 평가받는다.
이 두 철학의 거인은 똑같이 혼란한 시대를 등장 배경으로 했다. 장자는 전국(戰國), 곧 7웅이라는 유력 제후국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일삼았던 전란의 시대에 태어나 지배자의 철학이 아닌 피지배자의 입장에서 무위의 철학을 논했다. 그는 벼슬에는 관심 없이 거리의 철학자로 평생을 살면서 아무도 울어주지 않는 이들을 위해 대신 울어주려 했다. 니체는 유럽 질서가 재편되는 19세기말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며 망치를 들고 인간의 자유를 옥죄는 모든 기존 가치를 산산이 조각내려 했던 철학자였다. 그는 피곤하기 이를 데 없는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본성에 충실하며 만족하는 방법을 설파했다. 남의 호흡에 끌려 다니지 말고 자기 호흡에 맞춰 자신에 충실하게 살라는 방법 말이다. 그러니까,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남의 기준이 아닌 ‘나의 방식대로’ 떳떳하게 살아가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에 떨며 살지 말고 ‘지금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반성과 성찰 따위는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장자와 니체의 공통 코드, 니힐리즘
저자는 니체와 장자 두 철학자의 공통점을 니힐리즘(허무주의)이란 코드로 묶었다. 학위논문에서부터 그를 단행본화한 노장철학과 니체의 니힐리즘 - 심층심리학에 의한 이해(2013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선정), 그리고 이 책,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로 이어지는 일관된 분석이다. 허무주의란 개인에 간섭하는 절대적 가치체계에 대항하는 자세다. 장자와 니체 또한 절대적 가치를 거부하며 자유인으로 살았었다. 니힐리즘이라는 말은 라틴어로 ‘무’라는 뜻의 니힐nihil에서 나왔다. 니힐리즘은 모든 ‘독단적’ 사고를 해체하려 하며, 니체와 장자는 일체의 권위주의와 우상 숭배를 비판했다. 저자에 따르면, 니체의 유명한 언명 ‘신은 죽었다’의 신은 그저 기독교에서의 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억압하는 모든 절대이념을 가리킨다. 장자 또한 이렇게 말한다. 지배자들의 도덕과 지식, 그리고 법은 힘 있는 자들의 잘못된 행위를 합리화시켜주는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이 모두는 살아 있는 권력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다. 지배자들은 기본적으로 폭력적인 방법을 통해 권력을 얻었기 때문에, 자기의 부도덕한 행위를 감추기 위해 도덕을 이용한다는 역설이다.
저자는 니체의 주요 철학 개념에는 동양철학의 개념이 짙게 녹아들어 있다고 역설한다. 니체의 동양철학에 관한 관심은 고등학교 때부터 싹튼 것이었으며, 특히 인도의 업Karma이나 윤회 사상이 그의 ‘영원회귀’ 개념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장자 또한 모든 현상이 생장과 소멸을 영원히 반복한다고 말했다. 장자는 통상의 ‘죽음’ 개념이 없다고 한다. 죽으면 다른 형태로 변모에 우주 어딘가에 남아 있다. 곧 삶은 죽음의 시작이고 죽음은 삶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장자의 사유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유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가 니체와 장자 사유의 핵심적 공통점을 아포리즘으로 묶으면서 제안하는 것은 오늘날 절대가치가 사라진 시대의 혼란스런 아노미 상태에서 아예 절대가치, 참가치를 찾지 말자는 것이다. 장자와 니체의 철학에서 삶을 유희할 수 있는 지혜를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렸으니 후회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현실이므로 공허한 것일 따름이다. 과거나 미래를 생각함이 없이 생생한 지금, 이 순간의 삶에 머물며 모든 대상을 놀이의 대상으로 삼는 어린아이와 같은 존재가 되어보면 어떤가.”
- 261쪽, ?에필로그?
|
49 |
[인문]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
코르넬리아 슈바르츠, 슈테판 슈바르츠 | 동양북스 | 2020-08-31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49 | ![]() |
[인문]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
코르넬리아 슈바르츠, 슈테판 슈바르츠 | 동양북스 | 2020-08-31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독일 아마존 심리 베스트
“설득하려고 할수록, 타인은 당신의 적이 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이 아닌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왜 설득하려는 순간, 관계는 멀어지는 걸까?” 당신의 말이 타인에게 통하지 않는 진짜 이유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다양한 사람과 부딪힌다. 온라인에서는 정치·사회·젠더·환경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로 하루가 멀다 하고 댓글 창에서 전쟁을 하고, 일상에서는 가짜 뉴스를 맹신하는 부모님,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을 자꾸만 찬양하며 좋아하는 친구, 굳이 옛날 방식을 고집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회사 동료와 대립한다. 사람들은 이처럼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보면 “대체 왜 저렇게 생각하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을 설득하려 할 때 역시 ‘생각의 차이’에 집중하며 그 차이를 좁히려고 애쓴다. 하지만 사람들은 굉장히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바로 타인의 생각을 바꾸려고 할수록 타인과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먼저 같은 편이 돼라!” 적을 만들지 않는 공감의 심리학 30년 동안 신경 언어 프로그래밍(NLP, Neuro-Linguistic Programming)을 연구하며 기업과 일반인을 상대로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해온 저자 코르넬리아 슈바르츠와 슈테판 슈바르츠는 말한다. “타인을 설득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설득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타인을 설득하려는 섣부른 시도가 타인을 적으로 만든다고 주장한다. 아무리 옳은 충고나 설득도 심리적 공감대가 없는 사람, 즉 ‘한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의 말은 자신의 가치관을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진정한 설득이란 타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선 서로가 ‘한 팀’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대화를 시작하든 가장 먼저 유대감을 만들어야 하며, 이 유대감을 구축하기 위해 ‘공감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그러나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쉽게 ‘공감’할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에게 억지로 공감하는 것은 ‘감정 노동’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설명하고 제안하는 공감이란 마음에서 우러난 순도 100%의 공감이 아닌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드러내는 ‘태도’를 일컫는다. 그렇기 때문에 의견이 달라도 사소한 행동만으로 공감을 표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상대방을 컨트롤할 수 있다. 이 책은 표정부터 목소리 톤, 신체 언어와 사고방식까지 ‘의식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법을 차례대로 소개하는데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풍부한 사례가 특장점이다.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원제: 제대로 소통하기Richtig gut r?berkommen)』는 그 어느 때보다 이념 대립과 편 가르기가 과열된 지금 한국 사회에 공감을 바탕으로 한 품격 있는 소통의 가능성을 알려줄 것이다. 이 책은 출간 직후 독일 아마존 심리 베스트셀러에 올라 그 가치를 입증했으며, 수많은 책 중에 단연 눈에 띄는 훌륭한 삶의 지침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
48 |
[인문]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니체와 고흐
프리드리히 니체 | 스타북스 | 2020-02-2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48 | ![]() |
[인문]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니체와 고흐
프리드리히 니체 | 스타북스 | 2020-02-2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니체의 독설은 에세이보다 아름답고 시처럼 감미롭다
‘절대 진리는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간 다이너마이트
실패와 좌절, 고난을 겪으며 영원에 대한 갈망을 그린 화가
철학을 넘어선 철학자 니체의 너무나 인간적인 고뇌와 방황의 광시곡
이 책은 명작과 명작의 만남이라는 콜라보 형식의 기획으로 스페셜 에디션으로 꾸몄다. 니체의 잠언들을 삶, 아름다움,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신앙, 예술가 등 10개 주제로 나누어 읽기 쉽게 정리하여 고흐의 그림과 함께 보기 좋게 배치했다.
니체는 절대 진리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파하면서 기존 질서와 고정관념을 사정없이 깨버린 현대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자 철학가로, 일본에서는 문장을 정리하여 ‘니체의 말’이라는 제목으로 200만부의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다. 니체가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사상가로 우리 곁에 여전히 살아 있는 까닭은 그가 자신의 철학을 온몸으로 실천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성만으로 형이상학을 설파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존재를 자신의 삶 자체로서 사상을 완성하고 설파해 나갔다. 그는 허무주의에 무릎 꿇지 않고 싸웠고 현실을 버리지 않고 끌어안았다. 그는 삶을 사랑했으며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에 대한 가치 역시도 스스로 결정했다. 니체의 삶이 곧 하나의 사상이었고, 니체의 사상이 곧 그의 삶이었다.
생전에 한 작품도 팔지 못한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의 화가 고흐
‘태양의 화가’, ‘영혼의 화가’로 불리며 별을 그린 화가로 유명한 고흐는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유일한 시간은 내가 미친 듯이 그림을 그릴 때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은 나를 꿈꾸게 한다”고 했다. 고통과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폭발적인 열정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의 대표적 작품으로는 「별이 빛나는 밤」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정물: 화병의 해바라기」 「아를의 여인」 「붉은 포도밭」 「씨 뿌리는 사람들」 등이 있다. 이런 주옥같은 작품을 이 책에서 만나 보면서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방황하고 고뇌하는 힘든 삶에 영혼의 위로가 되고 치유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47 |
[인문]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
제롬 케이건 | 책세상 | 2020-05-22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47 | ![]() |
[인문]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
제롬 케이건 | 책세상 | 2020-05-22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공부를 해서 얻는 것은 더 현명하고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제롬 케이건이
60년간 인간에 대해 연구하며 발견한 12가지 지식의 보고
인간은 모두 다르다. 각기 다른 생김새만큼이나 다른 성격, 사고, 감정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인간은 각자의 가족을 만들고, 사회를 구성하며, 특색 있는 문화권 안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런 사회는 또 인간에게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치며 인간을 완성시켜 간다. 여기서 ‘완성’이란 완벽하게 만들어진다는 의미라기보다 어떤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는 과연 어떤 인간일까. 나는 무엇으로 어떻게 완성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있어 정답이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최소한의 해설집이다.
언어, 배경, 지위, 유전자 등 인간을 둘러싼 수많은 변인
하나의 요인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결과물
영어에서 “자유”는 하나의 단어로 충분하지만, 러시아에서의 “자유”는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단어를 필요로 한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필요하지 않은 말은 도태된다. ‘언어’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것은 사회적 가치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지식’ 또한 탄생과 소멸이 반복된다. 많은 학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고,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라 과거의 연구가 현대에는 무용지물이 되기도 한다. 이런 가변적인 사회는 인간 생애의 ‘배경’이 된다.
똑같은 능력이 있는 여성일지라도, 여권 신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과, 투표도 할 수 없었던 과거에 살았던 사람에게는 다른 평가와 활동범위가 만들어지기 쉽다. 이런 배경과 그에 따른 ‘사회적 지위’는 어떤 이들에게는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되고, 어떤 이들에게는 좌절과 절망으로 더 이상 도전하고 싶지 않게 하는 장벽이 된다. 이런 개인적인 차이를 ‘유전자’나 ‘뇌’로 설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같은 유전자를 타고난 일란성 쌍둥이라 할지라도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자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는 이렇듯 특정 결과가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증명하고 싶어한다는 데 있다. 실제로 인간의 삶에는 수많은 변인들이 존재한다. 이런 변인들은 대부분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통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통제해서 나온 결과가 과연 현실적인 결과일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어떤 일상을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더 중요하다
‘가족’ 제도는 종족 보존의 필수요소인 양육을 위한 가장 적절한 형태로서 오래도록 유지돼 왔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에서 다양한 변형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혹은 또 다른 이유로 어떤 사람은 폭력적이거나 강압적인 양부모 가정에서 자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온화한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며, 또 어떤 사람은 방임 속에서 자라기도 한다. 가정의 모양뿐 아니라 성장하면서 누구나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고, 이는 어떤 ‘교육’보다도 중요하다. 교육은 사회적 지위와 연관되기도 하고, 또 다른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이긴 하나 일정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보다는 일상적으로 접하는 환경이 인간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 역할과 책임은 단순히 부모와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와 국가에 있다.
그렇다면 폭력적이고 가난한 가정에서 학대당하며 자란 아이들은 모두 사회 부적응자로 자라게 될까? 그렇지 않다.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각자의 사고에 달려 있다. 인간은 ‘예측’ 가능한 일 앞에서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같은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결과를 바꿀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에 책임을 돌려도 된다는 건 절대 아니다. 인간에게는 ‘감정’이란 것이 있고, ‘도덕’적인 행동을 할 때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기보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인 경우가 많다. 이는 인간만이 지닌 의지의 힘이다. 1896년 미국 법원에서는 인종분리정책 학교가 합헌이었지만, 1954년에는 인종분리정책 학교가 위헌 판결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대중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사실로서 도덕적 신념의 토대가 부당함을 증명해 보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도덕적 태도를 키워내는 온실이 될 수는 없다. 이런 변화에는 각자의 정서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결과물이 나오는 데 있어 비단 이 12가지 요소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잠시나마 나와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돌아보며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 결론도 낼 수 없는 연구를 한다는 주변의 타박을 받아가며, 60년간 인간 발달에 대해 지독하게 탐구해온 학자, 제롬 케이건의 연구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추천평
“케이건은 뛰어난 문장의 달인이다. 논리와 준엄성을 갖춘 제임스 조이스 같기도 하고 몽테뉴의 21세기 버전 같기도 하다.”
- 제이 슐킨(조지타운대학교 교수, 『비만의 진화』의 저자)
“도덕성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 경험의 가장 강렬한 여러 측면을 다룬다. 특유의 지혜와 솔직함으로 인지와 감정의 토대에 대해 기본적인 질문들을 제기한다.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심을 가진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 대니얼 L. 샥터(하버드대학교 교수, 『기억의 일곱 가지 죄악』의 저자)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케이건스럽다. 스마트하고 정보가 가득하며 매력적이다.”
- 조지프 르두(『시냅스와 자아』의 저자)
“케이건의 생각은 따라가기 쉽고 문장은 읽기에 즐거우며 의견은 명확하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사회과학이 어떻게 사회 문제를 책임감 있게 다룰 수 있을까’라는 시기적절한 의문을 제기한다. 빈곤과 같이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는 정량화하기 어려운 원인들의 처참한 도덕적 비용에 대해 조용히 주장하며 이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하게 밝힌다.”
- [아메리칸 스콜라]
|
46 |
[인문] 무조건 당신 편
한창수 | RHK | 2020-07-30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46 | ![]() |
[인문] 무조건 당신 편
한창수 | RHK | 2020-07-30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기대치를 낮출 것.
나를 불편하게 하는 그 느낌을 믿을 것.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달갑게 여길 것.
20년간 수만 명의 마음을 수리해 온 한창수 교수의
다정하고 힘 있는 위로의 말들
“저는 무조건 당신 편입니다.”
이 말을 들은 당신, 어떤 기분이 드는가? 만약 당신이 지금 힘들고 괴로운 처지라면, 이 말은 구원의 손길로 느껴질지 모른다.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공감하기 어려운 이 세상에서, 그 어떤 판단이나 평가, 대가 없이 나를 지지해 주는 이를 만난다는 건 그 자체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리고 이런 기적은 다신 일어서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이 무릎을 세우고 찬찬히 일어나 단단한 발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더 큰 기적으로 이어진다.
정신 건강 전문의 한창수 교수는 자신의 첫 책 『무조건 당신 편』에서 이 일련의 과정을 ‘외상 후 성장’이란 말로 설명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비되는 이 말은, 상처받은 이들이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것을 넘어 ‘성장’에까지 이르는 것을 일컫는다. 지금까지의 심리 연구가 ‘회복’ 단계에 머물렀다면(회복탄력성), 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성장’ 단계(외상 후 성장)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탄탄한 학문적 근거에 기반한 이 책은, 하지만 다정한 그의 성향답게 편안한 글, 청량하고 포근한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표지 뒷면에는 독자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깜짝 그림 선물이 숨겨져 있다!). 또한 그가 진료실 안팎에서 만났던, 마음의 문제를 갖고 있는 이들의 사례와 현실적인 해법을 충분히 제시해 공감의 폭을 넓힌다. 그는 말한다. “저는 무조건 당신 편”이니, “이 책을 읽고 난 당신 또한, 스스로에게 ‘난 무조건 당신 편’이라고 말해주었으면” 한다고. 혹독한 세상에서 기댈 데 없는 우리가 무너진 마음을 일으킬 수 있는 주문이 있다면, 그건 바로 ‘무조건 당신 편’ 아닐까.
|
45 |
[인문] 어쩌다 정신과 의사
김지용 | 심심 | 2020-08-2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45 | ![]() |
[인문] 어쩌다 정신과 의사
김지용 | 심심 | 2020-08-2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인기 팟캐스트 〈뇌부자들〉 김지용의
은밀하고 솔직한 진짜 정신과 이야기
여기, 두 조현병 환자가 있다. 둘은 비슷한 시기 동일한 병동에 한 달간 입원해 있었다. 주치의도 같았다. 천둥 번개가 치던 날, 크게 웃으며 자신이 내린 것이라 주장하던 A는 이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지금은 단 한 차례의 재발도 없이 명문대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다. 그에 반해 B는 여전히 본인의 SNS에 해석하기 어려운, 망상이 가득한 글을 올리고 있다.
같은 병을 앓더라도 환자에 따라 질병 경과는 다를 수 있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고, 조현병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도 같은 의사에게서 비슷한 기간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두 사람의 드라마틱한 차이를, 그저 당연한 일로만 볼 수 있을까? 이 차이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생활 습관? 유전자 차이? 아니면 타고난 운명일까?
현대 의학은 지속적인 연구로 질병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연구해왔다. 발병 연령, 가족력 여부 등은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다. 실제로 정신 질환은 어린 나이에 발병할수록, 가족력이 많을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타고난 것이 전부는 아니며 당연하게도, 발병 이후 대처 방안에 따라 예후가 다르다.
조현병의 예후를 예측하는 대표적인 인자로 DUP(Duration of Untreated Period: 조현병 발병 후 치료까지 걸리는 기간)가 있다. DUP가 짧을수록 예후가 좋으며, WHO에서는 12주 이내 치료를 권장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DUP는 평균 56주로 권장보다 한참 길다. 조현병은 여느 정신 질환과 마찬가지로 ‘뇌의 질환’이다. 따라서 치료 시작이 늦어질수록, 뇌 손상은 깊어진다. 손상이 많이 된 뇌는 약물치료로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는 대부분 암을 조기에 발견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암을 발견했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받아 완치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암만큼 위험한 질환, 조현병의 DUP는 왜 이렇게 길까?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정신 질환과 정신과를 향한 오해와 편견에 있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심심 刊)》는 세상에 만연하게 굳어진 정신과에 대한 오해, 정신 질환을 향한 편견을 깨뜨리려 애쓰는 어느 정신과 의사의 분투기다. 책을 쓴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용 전문의는 앞서 등장한 A와 B의 담당의였다. 그는 ‘정신과 진료 기록이 있으면 취업에 불리하다, 보험 가입도 안 된다’, ‘정신과 약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기고 바보된다’, ‘정신 질환은 마음의 병이므로 마음만 굳게 먹으면 회복될 수 있다’ 같은 흔하디흔한 오해와 편견 때문에, 정신과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질리게 목격했다. 그리고 설사 그 어려운 문턱을 넘었더라도 B의 사례처럼 과도한 염려와 공포심 때문에 약물치료를 중단해 재발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와 전공의 시절을 함께 보낸 동기들도 비슷한 일을 수없이 겪었고, 함께 한탄했다. 젊은 정신과 의사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뇌부자들〉은 이 한탄에서 시작됐다.
나는 정신과의 문턱이 지금보다 더 낮아졌으면 좋겠다. 아니, 더 낮아져야만 한다. 그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시간을 끌다 병이 악화되어 삶이 무너져 내린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났다.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치료가 필요한 이들의 발길을 가로막는 현실을 질리게 목격했다. 그 오해와 편견을 없애기 위해, 정신과와 정신 질환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지난 몇 년간 〈뇌부자들〉을 만들어왔다. -12쪽
“의대에 간 지 4년 만에 드디어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두 번 유급당한 한량 의대생은 어쩌다 열혈 정신과 의사가 되었나
2017년 3월 18일, 〈뇌부자들〉의 첫 방송이 업로드됐다. 레지던트를 막 마친 정신과 의사 여섯 명이 직접 대본을 쓰고 녹음해 편집한, 한 땀 한 땀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방송이었다.
시작하면서 고민이 없던 것은 아니다. ‘보수적인 의사 사회에서 안 좋은 시각으로 보지 않을까?’, ‘정신과 의사로 일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익명성을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 그래서 팟캐스트라는 도구를 선택했다. 전문 의학 지식을 다루는 채널을 목표로 했기에 오류가 없어야 했고, 혹시 청취자 마음에 상처 줄 실언을 ‘편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큰 기대는 없었다. ‘유명인도 아닌 우리 목소리에 누가 관심을 가지기는 할까?’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첫 방송 후 한 달 남짓, 아이튠즈 전체 차트 2위로 올라선 것이다. 때는 각종 시사 팟캐스트가 1, 2위를 다투는 팟캐스트 전성시대였다.(276쪽)
《어쩌다 정신과 의사》는 〈뇌부자들〉을 탄생시킨 김지용의 첫 단독 저서다. 그는 그동안 팟캐스트와 유튜브에서 미처 꺼내놓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를 책에 털어놓았다. 그동안 많은 정신과 의사가 책을 냈고, 다양한 매체에서 정신과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으며 분명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저자는 아직도 굳건히 남아 있는 정신과의 ‘높은’ 문턱을 더 낮추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기존 정신과 의사의 책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 풍경을 관찰자 입장에서 해석하거나 삶의 문제에 해답을 주는 ‘산꼭대기의 현자’ 같은 자세를 취했다면, 이 책에는 ‘정신과 내부자들만 아는 정신과 의사’ 그리고 ‘인간 김지용’이 등장한다.
이 책에서 나는 정신과 의사가 어떤 사람인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정신과 의사는, 어쩌면 당신의 기대를 배반할지도 모른다. 삶의 나락에 빠진 누군가를 척척 구원해내고, 마음의 모든 문제에 마법처럼 해결책을 제시하는 ‘산꼭대기의 현자’ 같은 정신과 의사는 이 책에 없다. 나를 비롯해 내가 아는 동료들은 다른 모든 이처럼 자기 인생의 산길을 오르다 헤매기도 하는 사람이다. 대신 정신과 의사는 그렇게 헤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웠고, 또 꾸준히 공부한다. 정신과 의사는 그 지식을 바탕으로 인생의 방향을 잃고 힘들어하는 사람의 길을 함께 고민하며 찾는 가이드다. 그렇게 가이드로 살아가면서 내가 겪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 그때 느낀 감정들을 이 책에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13쪽
1장에는 공부는 곧잘 했으나 뭘 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청년이 어쩌다 정신과 의사가 되기까지 겪은 이야기가 생생하게 실려 있다.
그의 어린 시절 꿈은 고고학자였다. 그러나 “과거를 파헤치기보다 현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는 역사학자 아버지의 ‘납득 불가능한’ 설득에 저항하다가 결국 이과로 선회, 수능 한 방으로 의대에 간 에피소드에서 시작한다. 그때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는 ‘의대는 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며 게임과 농구에만 몰두하다가 두 번 유급을 당한다. 한 번은 몰라도 두 번 당했으니 이제라도 알아서 정신을 차리면 좋았으련만, 다시 ‘그때 의대를 써보라고 했던’ 부모님을 원망한다. 그만두고 전과를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선선히 그만두라고 한 것. 구석에 몰리자 그는 의대에 남기로 결정한다.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패배자가 되기도, 그리고 ‘명문대 의대생’ 타이틀을 내려놓기도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더 이상 누구도 탓할 수 없어지자, 갈등은 줄었다. 그렇게 그는 4년 만에 드디어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33쪽)
정신과 ‘내부자’ 김지용이 피 땀 눈물로 엮은
슬기로운 정신과 생활
웬만한 고통 배틀에서 이길 만한 인턴 시절 이야기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장면들이 겹겹이 펼쳐지는 듯하다. 매일 1시간씩 자며 일하던 기간. 당연히 퇴근은 없다. 좀비처럼 병원을 걸어 다니며 어디서든 바로 잠들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끊임없이 콜이 울렸다. 2층 침대가 열 개 정도 놓여 있는 인턴 방에서 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같이 살았는데, 자다가 콜을 받고 돌아온 사이 누군가에게 잠자리를 뺏기는 일이 흔했다.(44쪽) 어느 날 밤에는, 먹을지 말지 고민하다 잠든 테이블 위 치킨 상자의 정체가 사실은 각 티슈였음을 다음 날 아침 깨달은 일도 있었다.(47쪽)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이 필요한 이유, 정신과 의사가 뇌 이외의 장기를 공부하고, 힘든 학업과 노동을 해야 했던 이유를 ‘정신과 의사가 정신 질환에 관해 좀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정신과학뿐 아니라 전반적인 의학 지식을 반드시 갖춰야 하기 때문’으로 설명한다.(51쪽)
인턴을 지나 정신과 레지던트가 되는 과정은 어디서도 듣지 못한 이야기라 흥미롭다. “10명의 정신과 전문의와 1명의 면접자가 만나서 권투 스파링을 벌이는 느낌”이라고 일컬은 정신과 레지던트 면접 풍경은 읽는 사람마저 손에 땀을 쥐게 한다.(57쪽) 사람의 성격이,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방어기제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는 정신과 의사들이기에, 면접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정신과 레지던트로 합격할 가능성이 높을까?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있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선발 기준이다. 자기 처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정신과 전공의가 되어 산 속 폐쇄병동에서 입원 환자를 돌본 장면으로 이어진다. 1년차 정신과 전공의는 주로 조현병과 조울증 환자를 담당한다. 우울증, 강박증, 중독, 치매, 성격장애 등은 연차가 높은 전공의가 돼서야 맡는다. 다소 ‘무거운’ 질환을 먼저 담당한다니 언 뜻 이해가 안 가지만, 이유가 있다. 조현병과 조울증은 가장 전형적인 정신 병리를 보여주기 때문에 정신의학의 학문적 입구로서 역할을 하는데다, 상담보다는 약물치료에 치중하는 질환이다. 즉, 약물로 정신 질환을 다스릴 수 있음을 똑똑히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65쪽) 실제로 저자는 이 두 질환을 통해 과학으로서의 의학을 확인한다. 약물치료를 통해 망상, 환청 등 주요 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경험한 것이다.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를 공유하지만
결코 사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환자와 치료자에 대해서
2장은 멀고도 가까운,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를 다룬다. 정신과 의사(치료자)와 환자 또는 내담자의 관계는 굉장히 독특하다. 내담자는 치료자에게 가족에게도 하지 않은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 치료는 꽤 오랜 기간 유지되고, 내담자는 정기적으로 치료자를 찾는다. 그렇다 보니, 서로를 길들이는 그 과정 속에서 내담자가 아주 자연스럽게 치료자에게 ‘인간적인 호감’ 또는 ‘이성으로서의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환자와 치료자, 둘 사이는 결코 일상에서는 연결될 수 없다. “친구보다 더 많은 것을 공유하지만,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
책에는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가 지닌 특수성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124쪽) 치료자 입장에서 환자 또는 내담자와 ‘사람 대 사람’으로 여러 감정이 오간다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가장 흔한 것은 ‘더 친해지고 싶다’는 감정. 내담자는 치료자에게 밖에서 따로 만나 밥을 먹을 수는 없는지, 치료가 종결된 후에는 만나도 되는 것 아닌지, 아주 잠깐만 격려나 위로의 의미로 안아주면 안 되는지 등을 묻는다. 이럴 때는 저자는 치료자와 환자가 사적인 관계를 맺으면 안 된다는 치료 원칙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조심스럽지만 단호히 거절한다.
저자는 물론 치료자라고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수개월 또는 몇 년째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한다.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기쁨과 슬픔이 있었는지, 은밀한 기억과 숨기고픈 생각뿐 아니라 가족이 어떤 사람인지 시시콜콜 아는 관계가 자신에게도 단연코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픈 사람도, 친구와 소개팅을 해주고픈 사람도, 너무 안타깝거나 기특해서 등을 두드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저자는 이 모든 생각을 아주 잠깐의 생각으로만 끝낸다. 치료자의 과도한 책임감, 역할을 넘어선 행동은 결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고, 그들 스스로 삶을 살아나가는 데 훼방을 놓기 때문이라는 것. 저자는 치료자가 ‘정해진 선’을 지켜야 현실에서, 일상에서 내담자가 성장할 수 있다고 분명히 강조한다.(129쪽)
책 전체에서 가장 ‘인간적’이라고 할 만한 대목은,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나 헤어지는 순간을 다룬 장면이다.(130쪽) 처음 왔을 때와 완전히 달라진 내담자의 모습을 보고 차오르는 뿌듯함과 감동도 잠시. ‘이제 그냥 가면 되느냐, 이게 끝이냐’고 묻는 내담자의 얼굴을 보면 저자도 뭔가 부족하고 어색하다. 깊은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는 복잡한 감정을 가리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서 고개를 숙이며 답한다. “네, 가시면 됩니다.”
저자는 말한다. “나도 꽤 아쉽고 서운하다. 하지만 원래 이런 자리다. 참 특수한 관계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서운하리만큼, 가끔은 서글프리만큼 먼 사이.” 저자는 조금은 서글프지만, 그래서 이 글을 썼나 보다고 덧붙인다.
“나는 100점짜리 아빠 대신, 70점짜리 아빠가 되기로 했다”
완벽하진 않아도 충분히 좋은 삶에 관하여
3장에서는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 또는 내담자 들과 치료 과정에서, 또 상담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저자는 진료실을 찾는 사람 대부분의 상처가 ‘관계’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짚으면서, 그럼에도 ‘결국에는 사람’에게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많은 사람이 ‘그 사람’ 때문에, 그리고 ‘엄마’ 또는 ‘아빠’ 때문에, ‘친구’ 때문에, ‘동료’ 때문에 힘들어하다가 ‘사람’ 자체에 환멸을 느껴 관계를 끊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벽한 사람, 완벽한 관계를 꿈꾸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완벽한 사람, 완벽한 관계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인생에 꽤 괜찮은 사람이 주변에 분명히 있었음에도 ‘완벽하지 않기에’ 관계를 끊어왔다는 저자의 지적은 뼈아프다.(171쪽)
4장에는 두 아이의 아빠로 ‘완벽한 육아’를 꿈꾸다 허리디스크가 터져버린 사건이 나온다. 정신과 의사로 일하며 생애 초기 경험이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감한 저자는, 배운 그대로 키우기 위해 ‘100점짜리 육아’를 꿈꿨다. ‘민감하고, 즉각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일관되게 반응하기.’ 일단 민감성 면에서는 탈락이었다. 좋은 부모는 아기 울음소리만 들어도 배고파서인지, 쉬가 마려서인지, 아니면 졸려서인지 알아챈다는데, 저자는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머지로 메우려 했다. 울 때마다 즉각적으로 안아 달래주었고, 덕분인지 아이는 밝게 자랐다. 그렇게 2년을 보낸 어느 날, 출근을 하려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다가 허리 디스크가 터져버렸다.(216쪽) 저자는 이제 ‘70점짜리 아빠’를 목표로 삼는다. 항상 웃으며 안아주던 아빠가 ‘100점’이었다면, 요양을 하느라 며칠간 떨어져 있던 아빠는 ‘0점’이었다는 것. 그 이후 저자는 완벽한 부모가 아닌 ‘충분히 좋은 부모’가 되는 편을 택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개념은 삶에도 적용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충분히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칭찬 일기’와 ‘감사 일기’를 써보라고 권한다.(231쪽) 저자는 내담자들에게 하루 세 가지씩 자기를 칭찬하는 글을 써오라는 칭찬 일기 숙제를 내주곤 하는데, 몇 시간을 고민해도 한 줄을 써오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어느 누구에나 하루 세 가지씩은 반드시 칭찬할 일이 있다고 강조한다. 밥을 챙겨 먹은 것, 회사에 출근한 것, 그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온 것 자체도 칭찬할 거리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내담자들에게 전하면, 그들은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 칭찬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다시 되묻는다. 그것이 왜 당연한지도 모르겠고, 설사 당연한 일을 했다고 쳐도 그 “당연히 한 일에 대해서는 왜 칭찬을 받으면 안 되느냐”고.(235쪽)
“정신과 의사가 된 그날부터 자주 화가 났다”
정신과 진료를 망설이는 사람의 마음의 문턱을 낮추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책
저자가 진료실에서 본업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부족한 시간을 쪼개 〈뇌부자들〉 활동을 3년째 계속하는 이유는 바로 ‘화가 나서’다. 무엇에 화가 나는 걸까. 저자는 조기에 치료하면 충분히 회복되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수많은 사람을 가로막는 정신과, 정신 질환에 관한 오해와 편견에 자주 화가 났다.
마지막 장에는 그 편견을 깨뜨리려는 저자의 노력과 생각이 담겨 있다. 앞서 등장한 A와 B의 예후 차이에는 사실 정신과 ‘약’을 대하는 가족들의 태도가 숨은 역할을 했다. A의 가족은 약물치료와 가족 상담을 충실히 받았던 데 반해, B의 가족은 ‘언제 이 무서운 약을 끊을 수 있을지’에만 몰두했다. 정신과 약을 ‘빨리 끊어야 하는’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작용에 대한 두려움에 있다. 저자는 정신과 약이 만능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부작용을 인정하고, 정신의학을 비롯한 현대 의학이 아직 풀지 못한 숙제와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작용’은 정신과 약뿐 아니라 어느 약에나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항암제에 여러 부작용이 있어도, 치료 성공률이 100퍼센트가 아니어도 ‘항암제는 위험하니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유독 정신과 약의 부작용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항암제처럼, 정신 질환에서 약물치료는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닌 ‘필수 항목’이기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저자는 꿈꾼다. ‘몇 년 전만해도 아무렇지 않게 했던 발언이 오늘날에는 성차별적 발언, 꼰대적 발언으로 취급받듯, 정신 질환에 관해서도 그렇게 더 나은 인식이 자리 잡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정신과와 정신 질환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자세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우린 정상이에요!’라고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을 넘어,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이 그 목소리를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지켜줬으면 좋겠다. 시대에 뒤떨어진, 비과학적인, 비상식적인 발언을 하는 이들의 발언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꿈만 같은 이야기일까? 5년, 10년 뒤에는 분명 많은 것이 바뀌어 있으리라고 믿고 싶다. 이 책 또한 그 변화에 기여하는 작은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다. -326쪽
이 책은 그동안 정신과 의사가 쓴 책 중 가장 ‘솔직’하고 ‘인간적’이다. 우리는 정신과 의사가 ‘인간’임을 알면서도 그들이 ‘인간’일 수 있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막연히 마음이 힘들거나 고통스러울 때 치료를 해주는 사람, 삶의 여러 문제에 해답을 주는 사람으로 생각해왔다. 이 책에는 그렇게 생각해온 것이 미안하고 무색할 정도로 ‘피와 살’이 있는 인간으로서의 정신과 의사가 등장한다.
왜 이렇게까지 솔직해야 했을까? 의사의 ‘권위’가 치료에 도움이 되는 요소라는 불문율도 있는데, 왜 자기 이야기를 거침없이 털어놓기로 했을까? 이 책을 먼저 읽은 작가 서늘한여름밤의 말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진료실 안, 내 건너편에 앉아 있는 사람도 나와 비슷한, 아주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그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그렇게 두렵지는 않을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이 책은 정신과 진료를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문턱을 낮추는 트리거이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
44 |
[인문] 열 문장 쓰는 법
김정선 | 도서출판 유유 | 2020-03-27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44 | ![]() |
[인문] 열 문장 쓰는 법
김정선 | 도서출판 유유 | 2020-03-27 | 공급 : (주)북큐브네트웍스 (2021-02-17) ![]() ![]() 대출:0, 예약:0, 보유수량:2 지원기기: ![]() ![]() ![]() ![]()
『열 문장 쓰는 법』에는 한 문장을 나누고 줄이고 늘이고 고치면서 열 문장으로, 한 편의 글로 만드는 법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레 내가 쓴 문장을 다듬는 법까지 익히게 된다. 저자가 자신의 직업 특성을 십분 발휘해 접속부사와 지시대명사에 관한 설명은 물론, 용언을 활용하는 팁까지 심어 놓았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연습에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은 '쓰는 사람'이 되어 있을 테고, 여러분이 쓴 '이상한 문장'은 내 감정과 생각이 정확하게 담긴 문장이, 꽤 읽을 만한 단정한 문장들로 이루어진 한 편의 글이 되어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