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변신
지금 이곳’의 현실에서 가장 깊은 환상을 길어낸 동화
임순옥의 첫 창작집입니다. 여섯 편의 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빛깔의 개성 있고 독특한 작품들이죠. 한 편을 제외하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야기들입니다. 그의 동화에는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그 무엇이 있습니다. 어떤 절실한 필연성이 주인공에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게 하는데, 그가 보여주는 방식은 관습적으로 장르를 구분하고 안주하던 우리 동화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시도입니 다. 작품 속에서 아이들은 엄마나 할머니 또는 아빠하고만 사는 외로운 처지입니다. 밤길에 목격한 길고양이의 조용한 죽음, 어른들의 위선과 허위의식, 아빠의 실업으로 집에 드리 워진 어두운 그늘 등을 혼자서 감당합니다.
이때 아이들이 펼쳐가는 환상은 이런 마음의 풍경들입니다. 하지만 마음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일부가 아니던가요. 임순옥의 작품들에서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흐릿합니다. 아니, 어쩌면 이 작가는 현실과 환상이 서로에게 비치는 관계를 다르게 만들고 있는 듯합니다. 잔잔하고 쓸쓸한 이야기인데도 따스한 여운이 길게 이어집니다. 아이들 곁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작가의 발걸음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리면서도 풋풋한 아이들 목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시길.
글쓴이_ 임순옥
어떤 것, 어떤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 가며 오래 글을 쓰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울산에서 자랐고, 부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월간 《어린이와 문학》에 〈수수꽃다리를 위해〉를 포함해 세 작품을 실으며 추천받았습니다.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 창작기금 수혜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린이_ 이상권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했습니다. 여러 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으며, 다 양하면서도 개성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어린이》 《박선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백석》 《고정욱 선생님과 함께 읽는 금수회의록》 《몽양 여운형》 《우리 형》 《삼국지 이야기》 《까매서 안 더워》 《트럭 속 파란눈이》 등의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그림책으로 《눈 속 아이》 《구렁덩덩 새선비》를 펴냈습니다.
귓속 모래바람
깜빡이는 날
꽃잎 속으로
수수꽃다리를 위해
강철 변신
리코더 연습
작가의 말
어떤 것, 어떤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어 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