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처럼 2 - 김하인 장편소설
내가 훗날 어른이 되더라도 열여섯 살 열일곱 살 처럼 살겠습니다.
내가 성숙한 여자가 되더라도 한 때 내가 눈부시게 투명한 소녀였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착하게, 맑게, 깨끗하고 곱게 사람과 세상을 내가 사랑하고 꼭 사랑한 만큼만 사랑받겠습니다.
그렇게만 사랑하겠습니다.
당신과 내가 소년 소녀였을 적처럼 그 시절 전부가 사랑이었으니까요...
자신의 생명을 바쳐 비로소 완성하는 장엄하고 절대적인 사랑의 풍경!
『국화꽃향기』『아침인사』 『일곱송이 수선화』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통해 갈수록 경박해지고 불온해지는 사랑의 진정한 회복과 그것의 위대한 가치를 일깨워주었던 작가 김하인이 들고 온 새로운 장편소설.
순정하고 깨끗한 열여덟 살 소녀와 젊은 119 구급대원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서도 그는 이 시대 최고의 감성 작가답게 여전히 지고지순한 사랑의 아름다운 가치를 옹호하고 사랑에 바쳐지는 젊은이들의 순정한 영혼을 섬세하고 따뜻한 필치로 어루만지고 있다.
운명적인 단 한 번의 사랑을 통해, 자기 앞의 생을 긍정하고 완성해 가고자 하는 소녀와 그 소녀의 사랑을 온몸을 불사르며 받아들인 한 청년의 거룩한 순교의 기록인 이 소설에서 독자들은 다시 한번 왜 숭고한 사랑이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을 발하면서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무의 빛이 되는지, 그리고 어떤 사랑이 소멸하지 않고 영원하게 기억되면서 세상에 소금과 같은 귀한 양식으로 남게 되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수학여행을 가던 길에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에서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펴고 있는 박재석이라는 119 구급대원을 목격하게 된 여고생 이미선. 우연찮게도 그 구급대원은 미선의 옥탑방에 살고있는 청년이다.
그 날 이후 그에게 깊은 연정을 느끼고 오랜시간 다른사람의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던 미선은 재석의 생일날이었던 어느 날 재석을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된 두사람.
그러나 어느날 미선은 갑작스런 심장이상을 일으켜 쓰러지고, 긴급구조에 나섰던 재석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된다.
결국 재석은 의식을 잃기 직전 자신의 심장을 미선에게 이식해 줄 것을 요청하고.....
경북 상주 출생. <조선일보> <경향신문>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으며 <현대시학>으로 시단에 입문. 잡지사 기자, MBC 라디오 대본작가, MBC TV 구성작가로 활동. 저서로 장편소설 <내 마음의 풍금소리> <왕목> <푸른 기억 속의 방> <아르고스의 눈> 등이 있다. <왕목>으로 제5회 추리문학 매니아상 수상.
보랏빛 입술
슬픔이 걸어오다
피처럼 절망이 붉다
강릉은 바다 옆에 산다
친구
마음에 쓴 편지
시월의 마지막 날
소방관들
장미 한 다발
핸드폰 메모리
네 가슴속의 램프
돌아오는 길이 너무 멀다
흰눈이 내린다
늘 푸른 약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