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칼의 노래 2
이순신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나라를 구한 한 영웅의 찬란한 삶을 그린 김훈의 소설. 동인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작가가 직접 다듬고 삽화를 곁들여 선보인 것이다. 작가 김훈은 이 책에서 이순신의 전기를 실증적으로 복원했을 뿐만 아니라, 신화로 남은 자의 내면의 전투까지도 형상화해내고 있다.
인간 이순신은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토록 자연사를 바랐던 그에게 죽음은 절벽처럼 확실했다. 모든 불가능이 확실했을 뿐. 그는 정치에 아둔하였으나 적에게는 분명한 무인이었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적과 무수한 개별적인 죽음 앞에서 그는 다만 무력할 수 있는 무인이기를 바란다고 되뇌인다. 혈육과 백성, 여자와 부하들을 향한 가여워 하는 마음과 임금을 정점으로 하는 사직이라는 헛것의 내용없음 앞에서 이순신은 운명에 대한 전율에 식은땀을 흘리며 죽음을 향해 돌진한다. 절망을 긍정하는 죽음의 힘으로 무의미와 언어, 물살과 피의 아수라를 돌파하는 한 고독한 무인의 실존적 고투는 서럽도록 아름답다.
1948년 서울 출생. 오랫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했다. 지은 책으로는 독서 에세이집「내가 읽은 책과 세상」「선택과 옹호」, 여행 산문집「문학기행1,2」(공저)「풍경과 상처」「자전거 여행」「원형의 섬 진도」, 시론집「‘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밥벌이의 지겨움」, 장편소설「빗살무늬 토기의 추억」「칼의 노래」등이 있다.「칼의 노래」로 2001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단편소설「화장(火葬)」으로 2004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에게는 생의 양면적 진실에 대한 탐구, 생의 긍정을 배면에 깐 탐미적 허무주의의 세계관, 남성성과 여성성이 혼재된 독특한 사유, 긴장과 열정 사이를 오가는 매혹적인 글쓰기로, 모국어가 도달할 수 있는 산문 미학의 한 진경을 보여준다는 평이 따른다.
김훈은 52세의 나이에 풍륜(風輪)이라 이름 붙인 자전거를 타고서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전국의 산천을 누볐다. 안면도, 쌍계사, 여수, 선암사, 부석사, 섬진강, 태맥산맥 등 많은 여행지들에서 보고 느낀 김훈의 사유들이 이강빈의 사진과 함께 『자전거 여행』으로 묶여졌다.
오래전부터 이순신에 매료되었던 김훈은 이 여행의 도중 진도를 찾아간 자리에서 이순신이라는 신화를 산문으로 육화(肉化) 할 결심을 한다.『칼의 노래: 소설 이순신』이 바로 그 결실이다.
책머리에
소설을 읽기 전에
1. 새 칼을 받다
2. 임금의 울음
3. 아무 일도 없는 바다
4. 나의 죽음, 적의 죽음
5. 안개 속에 울리는 쇠나팔 소리
6. 아득한 소문
7. 고금도, 적의 멱통에서
8. 명나라 군대의 싸움
9. 면사첩을 불사르다
10. 닻을 올려라, 광양만으로 간다
11. 적보다 먼저 노량으로
12. 들리지 않는 사랑 노래
부록 - 이순신과 임진왜란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