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
담담하면서도 곧은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로 삶의 구체성과 치열성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이 소설은 두 겹의 사랑 이야기가 잔잔하게 전개되면서 생활적인 면이 돋보인다. 이 작품에는 요즘 소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두 가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 소설에는 추상명사나 상징이 없다. 또, 텔레비전도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 소설와 유다른 이 작품의 두 가지 결핍 요소는 역설적으로 두 가지 자유로 탈바꿈한다. 꿈꾸기조차 버거워하는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스스로 생활에 결박당해 옴짝달싹 못한다. 그 대신 그들은 감정의 사치로부터 자유를 얻는다. '대중문화 체험의 소설화'라는 상투적인 찬사에 구애받지 않는 작가는 '겉멋'과 상품화에 물들 여지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