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아비의 잠

아비의 잠

저자
이순원
출판사
eBook21.com
출판일
2003-10-01
등록일
2003-10-0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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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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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니. 이 세상 어느 여자도 나한테는 다 남의 계집이야. 내 애비도 그런 계집한테서 날 낳았는지도 모르고.'

나는 그녀를 탑 받침대 위의 연화석에 엉덩이를 밀어뜨리고 거칠게 그녀의 옷을 벗겨 나갔다. 그녀가 반항했다. 나는 더욱 거칠게 그녀의 옷을 벗겨 나갔다. 내가 그녀 위에 몸을 엎드린 자세에서 바라보았을 때 달은 여전히 탑 왼쪽 산허리에 걸려 있었다. 달빛도 그녀의 얼굴이나 그 아래 드러난 그녀의 몸보다 머리카락 속에만 다 스며들고 마는 것 같았다.

'그만 내려가요.'

그녀를 따라 비척비척 아래로 내려올 때, 다시 그 길 뒤에서 누군가 나를 불렀다.

다음날 도둑인 아비는 울면서, 또 울다가 도둑인 어미의 욕을 하며 눈을 헤치고 오빠 옆에 누이를 묻었다. 나는 아비가 누이를 묻는 동안엔 나까지 그렇게 묻어버릴까봐 아무 소리도 못하다가, 아비가 누이를 다 묻고 나서 삽자루 끝을 잡고 야아아아아..... 하고 소리를 지르며 그것을 저 멀리 공중으로 던진 다음에야 이제 누이가 오지 않느냐고 물었다. 삽은 눈 위에 우리가 본 어떤 산의 비석처럼 바로 꽂혔다.

도둑이었던 아비는 풀숲에 아이 둘을 묻었다.

그의 아들 바내는 또다른 아이 하나를 여자의 자궁 속에 묻었다.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나 이제 누이 옆에 누이처럼 깊은 잠을 자러 떠난다고.

바내야.

바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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