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 송혜근 장편소설
절망과 열정이 뒤섞인 탱고, 그 선율에 실린 극단적 사랑의 미학!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로 우리 소설문학에 자리매김한 작가 송혜근
2001년 이색적인 댄디함이 돋보이는 첫 창작집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에서 특유의 섬세하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단편들을 선보이며 도발적인 직관과 섬세한 사유로 그녀만의 분명한 자리매김을 한 그녀가 내놓은 또 다른 빛깔의 소설 『탱고』는 탱고라는 음악에 빠지고 서로의 '다름'에 취해버린, 그러나 탱고를 통해 서서히 닮아가고 있는 인물들의 일상이 짜임 있게 얽혀 있다.
다호와 미호. 아름다운 발레리나였던 어머니의 더운 피를 같이 나눴지만 그들은 아버지가 서로 다르다.
다호는 어머니가 선택한 불륜의 결과로 태어난 동생을 애써 받아들이고자 애쓰지만 사랑했던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에 지금 사랑하고 있는 여자 가희조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미호 또한 자신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 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만 감지한다. 그러나 형의 여자 가희를 탐내고 마침내 가희와 불륜을 맺고 만다. 이 두 형제 사이에 놓인 여자 가희. 다호의 돈에 기대어 살다가 그의 동생 미호와 불륜에 빠지면서도 다호의 딸 우희를 낳는다.
그리고 그 상황에 우연히 던져진 나. 고아로 태어나 신분에 대한 상승욕구가 꿈틀거리던, 그래서 다호와 가희가 추는 탱고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자신도 같이 싣고 싶었던 나는 그들이 벌이는 감정유희의 관조자로서 그들 곁에 머물게 된다.
이들 영혼에 드리워진, 본인들도 어쩔 수 없는 원죄는 영원히 헤어날 수 없는 미궁처럼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며 그들을 파멸로 이끌고, 그런 그들에게 유일한 위로는 탱고 음악과 춤뿐이다. 서로 다른 배경과 성격을 지닌 이들에게 하나의 공통점으로 작용하는 탱고 선율은 때로는 각자가 지니고 있는 아픔을 달래주고 기쁨을 온건히 표현하는 도구가 되며 내밀한 상처를 치유하는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 모두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남는다. 자기도 모르게, 겉과 속을 영원히 알 수 없는 그 독한 슬픔의 뫼비우스 띠에 발을 내딛은 '나'와 비운의 운명을 타고난 우희. 그들이 앞으로 엮어갈 운명 속에서 탱고는 이제 어떤 의미로 남게 될 것인가.
'어느 날 탱고를 들었다… 곡들을 듣는 동안 머릿속으로 소설 한 권이 스쳐갔다. 그때 받은 느낌을 글로 쓴 것이 소설 『탱고』이다'라고 밝히는 저자의 말처럼 이 소설은 다 읽고 나면 등장인물들의 극적인 운명에 전율하는 동시에 마치 한 편의 오페라를 본 것 같은 감정에 휩싸이게 할 것이다.
1953년 인천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현대소설》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누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죽였는가」가,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그대 흐르는 강물을 두 번 못 보리」가 당선됐다. 장편소설에 『립스틱을 바르는 여자』 『두 개의 가방을 든 남자』 『열린 바다를 꿈꾸며』가 있고 소설집으로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를 펴냈다. 삶의 형식을 간섭하는 여성성의 본질을 선명한 이미지로 파헤쳐온 송혜근의 작품은 한국 단편문학의 중요한 자산으로 확실히 등재되었다는 평을 받는다.
작가의 말 - 고독과 열정
1. 영감
2. 길
3. 리베르 탱고
4. 오랑캐꽃
5. 매력적인 아가씨
6. 작은 가장행렬
7. 아구스틴 바르디 경
8. 부재
9. 망각
10.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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