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반달문
너네 엄마가 첩이어도 나는 상관 안해. 내게는 그것이 오히려 너네 엄마의 매력을 더해 주면 줬지, 그것이 너를 멀리 하게 하는 이유는 되지 못해.
유나는 방문 틈으로 명희 엄마의 방을 엿보았다. 댓돌 위엔 하얀 코고무신과 구두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방 안에선 간간이 웃음 소리와 말 소리가 들려왔다. 왜 이 집에선 여자도 남자도 생기가 넘쳐 오르고 웃음소리나 주고받는 눈길이 은밀하게만 보일까. 여기선 무엇인지 방마다 비밀이 가득 차고 숨막히는 긴장이 감도는 것 같아.
'난 밤이 싫어.'
'난 밤이 좋아. 낮은 따분한데 밤은 곳곳에 비밀이 가득 차 있는 것 같아.'
'난 우리 엄마가 싫어.'
'그건 나도 그래. 난 느네 엄마가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어.'
'왜?'
'이유는 몰라.'
'난 아빠 얼굴도 몰라. 우리 아빠가 바람 피워서 날 낳았대.'
현란하게 꿈의 비늘을 반짝거리던 날개는 지상에 떨어져 조롱을 받고 있었다. 그것은 빨간 천사의 최초의 추락이었다.